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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Oct 02. 2023

불행할 땐 쉬어도 됩니다

마음 달래는 날


주말 따로 없습니다. 휴가도 없습니다. 퇴근도 없습니다. 설과 추석에도 일을 놓지 않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좋게 보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워커홀릭이라 하며 좀 쉬어야 하지 않느냐고 염려합니다. 직장 다닐 때는 일이 조금만 많아도 스트레스 받고 힘들어 했습니다. 사업을 하면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요.


개념이 달랐습니다. 회사에 다닐 때는 '내 일'이 아니라고 여겼거든요. 사업은 하나부터 열까지 나의 성장과 발전과 수익과 직결되는 일들로 가득했습니다. 쉬어도 된다는 말도 맞지만, 쉬지 않고 달려온 제 삶에 후회는 없습니다.


일과 삶의 균형이란 말이 있지요. 흔히 워라밸이라 부릅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일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개인적인 삶도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적어도 사업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절대 반대입니다. 그냥 적당하게 되는 대로 살 거라면 균형을 유지하든 말든 마음 대로 해도 될 겁니다. 하지만, 처절한 실패를 경험한 저로서는 어느 정도의 기반을 닦기 전까지는 "일이 삶이어야 하고, 삶이 곧 일이어야 한다"는 철학을 놓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일 중독에 빠진 제가, 모든 걸 내려놓고 쉬는 때가 있습니다. 스스로 불행하다 느낄 때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시시각각 변합니다. 한 가지 마음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열정 뜨겁게 일하는 날 많지만, 가끔은 삶이 허무하게 느껴지고 온몸에 힘이 빠질 때가 있거든요. 불행하다는 신호입니다.


사람으로부터 배신을 당했을 때가 그러하고요. 글 쓰는 삶과 무관하게 자꾸만 욕심을 부릴 때도 마음이 불행합니다. 저도 모르게 불평과 불만이 쏟아져 나올 때도 불행하고,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불행합니다.


불행하다 느낄 때 무리하게 일을 계속하면 항상 결과가 신통찮았습니다. 엔진에 이상 있는 차를 몰고 장거리를 달리는 것에 다름 아니지요. 과거에는 불행해도 계속 달렸습니다. 그러다 결국은 낭떠러지로 추락했습니다. 이제는 멈춥니다. 다른 건 몰라도, 내 마음 불행하다 싶을 땐 아예 시동을 꺼버립니다.


하루 정도만 멈춰도 다시 회복할 수 있습니다. 음악 듣고 책 읽고 영화 보고 산책하고...... 일 생각은 머릿속에서 지우고 그냥 세상 구경하는 것처럼 시간을 보냅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다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딱히 불행할 일도 없는데 괜히 그런 마음을 가졌구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이런 부분이 직장인보다 조금 낫다 할 수 있겠습니다. 직장인은 주말이나 휴일이 되어야만 자기 시간을 가질 수 있지만, 저 같은 경우는 불행하다 여겨지면 즉시 멈출 수 있거든요. 뭐 생각하기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아무튼 저는 불행할 때 멈추고, 다시 마음 회복해서 일상으로 돌아가는 패턴을 잘 활용하며 살아갑니다.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모든 걸 내려놓고 휴식을 취할 때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쉼이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휴식에서 나태로 빠집니다. 다시 나아가기 위해 쉬는 게 아니라, 아예 일을 하지 않거나 전보다 게을러지는 것이죠. 이럴 바에는 차라리 휴식을 취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원기 회복해서 다시 삶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하면서 쉬어야 휴식도 에너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일부러 불행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업의 특성상 수많은 이들과 상담을 하게 되는데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환경이 다르니 그럴 수 있겠다 싶다가도, 그것이 대체 왜 불행인지 이해하기 힘든 때가 많습니다. 마치 더 큰 불행을 만들지 못해 안달 난 사람처럼 자신의 불행을 과대 포장하고 확대 해석하는 사람 많습니다.


타인으로부터 동정심을 유발하려는 어린 아이 같은 마음은 최악입니다. 세상과 타인으로부터 피해를 입고 사는 사람처럼 구는 것도 엉망이지요. 이런 태도는 자기 삶을 망치고 점점 약해지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불행하지 않은데도 자꾸만 불행하다 말하면 진짜로 불행한 삶을 살게 된다는 뜻입니다.


행복의 반대말은 괴로움입니다. 괴롭지 않으면 행복한 거란 뜻이지요. 일부러라도 행복하다 말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행복이 옵니다. 별것도 아닌 일에 불행하다 괴롭다 힘들다 징징거리면 더 큰 불행을 맞게 될 겁니다. 이런 사람들 특징이 있지요. "나의 불행을 함부로 깔보지 마라!" 아무것도 모르면서 자신의 불행을 우습게 여긴다며 화를 냅니다. 일종의 자기 방어기제인 셈이죠.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습니다. 1년에 딱 한 번만 불행하세요. 이것저것 잡다한 불행 다 모아뒀다가, 1년에 한 번 불행의 날을 만들어서 그 날 실컷 울고 괴로워하는 겁니다. 364일 행복한 사람은 뭘 해도 성공할 테고, 그렇다면 하루 정도는 불행해도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요.


한 가지 더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자신과 자신의 삶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생각도 제발 좀 때려치웠으면 좋겠습니다. 전과자 파산자 알코올 중독자 막노동꾼이었던 사람도 "내 삶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외치며 살았습니다. 존재 가치를 느껴야 합니다. 사랑 받을 가치가 있고, 존중 받을 가치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내가 나를 사랑해야 합니다.


자기 삶에 문제가 있다고 여기는 사람이 성공하는 경우 본 적 없습니다. 스스로를 하자품으로 여기면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도 보지 못했습니다. 불행도 습관입니다. 1년에 하루 정도는 울적한 마음 달랠 수 있겠지만, 허구헌날 우울하고 불행하다 입에 달고 사는 것은 실제로 불행한 게 아니라 불행한 습관을 가지고 사는 것이죠.


힘들 땐 쉬지 말아야 합니다. 어려울 땐 계속해야 합니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다면 한 걸음만 더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불행하다면 쉬어도 됩니다. 힘들고 어렵고 지친다는 건 제대로 잘 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불행하다는 건 방향 자체가 잘못 되었다는 증거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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