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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Oct 04. 2023

글 쓰기 전에 꼭 해야 할 일, '글창고'

잘 쓰기 위해서는 쓴 글이 많아야 한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 쓰고 싶은 마음이고요. 둘째, 쓸거리입니다. 쓸거리는 주제, 소재, 글감 등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쓰고 싶은 마음 가득한 사람도 쓸거리가 없거나 부족하면 쓸 수 없습니다. 답답하고 막막하다고 합니다. 쓸거리만 있으면 얼마든지 쓸 수 있겠다고 말합니다.

글감은 어디에서 구할 수 있을까요? 아무 일도 없었던 평범한 하루였음에도 불구하고 술술 써지는 날 있는가 하면, 가족까지 다녀왔는데도 도무지 뭘 써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 날 있습니다. 글감은 찾겠다고 해서 찾아지는 것도 아니고,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글감은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평소에 일기도 쓰고 블로그 포스팅도 발행하고 독서노트도 쓰고 습작도 하고 메모도 하는 것이죠. 이렇게 매일 조금씩 적어둔 글을 모아뒀다가 글이나 책을 쓸 때 활용하면 훨씬 글 쓰기가 수월합니다. 이른바 '글창고'라고 부릅니다.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50명 예비 작가님들과 "온라인 책쓰기 수업 115기, 1주차 수업" 진행했습니다. 긴 연휴가 끝나고 시작하는 첫 수업이라 수강생들 늘어지지 않을까 염려했습니다.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집중하고 경청하면서 다들 열심히 수업에 참여해주셨습니다.

오늘은 '글창고'에 관한 이야기로 문을 열었습니다. 아이러니한 이야기지만, 글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써놓은 글이 많아야 합니다. 평소에 끄적거린 글을 모두 파일 하나에 모아두고, 글을 쓸 때마다 창고를 열어 아이디어를 얻는 것이죠.

제 블로그에는 약 6,200건의 포스팅이 있습니다. 3년째 하루도 빠짐 없이 '한페이지 일기'를 쓰고 있고요. 독서노트, 메모, 습작용 기록장 등 평소에 모아둔 글도 꽤 많습니다.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서는 약 40편의 글이 필요한데요. 블로그에만 6천 편 넘는 글이 있으니 저한테는 글쓰기가 하나도 부담스럽지 않은 겁니다.

전쟁터에 나가려면 총알 두둑히 있어야 합니다. 차를 몰고 어디 가려면 기름 가득 채워져 있어야 하지요. 무슨 일을 하든 자본이 넉넉하면 두려울 게 없습니다. 글 쓰는 사람에게 가장 강력한 자원은 자신이 평소에 써 둔 글입니다. 많이 써놓으면 더 쉽고 빠르게 잘 쓸 수가 있다는 뜻입니다.

"못 쓰는 글을 많이 써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많은 초보 작가들이 글 쓰는 걸 두려워하고 부담스러워 합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초보 작가'라는 말 자체에 "못 써도 된다"는 권리가 담겨 있습니다. 자신 있고 당당하게 하고 싶은 말을 마구 쏟아내야 글쓰기의 자유와 해방감을 누릴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잘 써야 한다는 강박을 갖고 있으면, 글을 쓰기도 힘들고 꾸준히 쓰기는 더 힘듭니다. 물리적 양이 뒷받침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방법과 비법은 무용지물입니다. 생각 나는 대로 끄적이고 메모하고 낙서하고 기록해서 차곡차곡 모아두면, 나중에 글이나 책을 쓸 때 든든한 받침이 됩니다. 당장 폴더 하나 만들어서 그 안에 '오만 가지 글'을 마구 담아 놓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