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그리고 깊이 있게
낯선 사람을 만나 제 소개를 할 때 '작가'라고 인사합니다. 상대방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우와! 라는 탄성을 뱉는 분이 계시고요. 아...하면서 안쓰러운 표정을 짓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래 전, 대기업에 다닐 때에는 명함 한 장이면 소개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명함을 받은 사람 대부분이 부러운 시선으로 저를 쳐다보았지요. 직급도 낮고 하는 일도 대단치 않은데 괜시리 어깨가 으쓱했습니다.
작가라고 해야 하나. 강사라고 소개할까. 1인 기업가라고 말할까. 자이언트 북 컨설팅 대표라고 할까.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 저를 한 마디로 소개하기가 마땅치 않았습니다. 뭔가 그럴 듯하게 저를 알리고 싶었지만 표현할 방법이 없어 답답했지요.
저는 글 쓰는 걸 좋아합니다. 강의하는 것도 즐겁습니다. 수강생들이 출판 계약을 하고 책 내는 모습을 보는 것도 행복합니다.
상사 눈치볼 필요도 없고 정년도 없는 1인 기업을 사랑합니다. 필요에 따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비즈니스에 관해 대화를 나누는 것도 유쾌합니다.
내가 기획하고, 내가 준비하고, 내가 총괄하고, 내가 책임집니다. 그런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기꺼운 마음으로 저를 도와주십니다.
제 자신을 소개하는 내용에 대해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세상에는 마지못해 일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런 이들에 비하면, 저는 축복 받은 사람이지요.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합니다. 긴장할 일이 전혀 없습니다. 365일 휴가를 보내면서 충분한 소득을 창출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니까 더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다른 사람에게 저를 소개하는 일은 중요치 않습니다. 그들이 아무리 대단하다 멋지다 얘기를 해도 내 자신이 행복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습니다.
기분 내키면 작가라고 하고, 어떤 때에는 강사라고 하고, 또 어떤 날에는 1인 기업가라고 합니다. 상대의 반응을 전혀 살피지 않습니다. 누가 뭐래도 저는 글 쓰는 사람이고 강의하는 사람이고 1인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니까요.
자유. 그렇습니다. 이런 마음가짐이 바로 자유입니다. 저도 다른 사람 눈치 꽤나 살피고 살았던 사람입니다. 힘들고 피곤했지요. 스트레스 많았습니다.
하지만, 모든 관심과 초점을 제 자신에게 집중한 후부터 다른 사람들의 말이나 시선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타인을 무시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줘도 된다는 말이 아니지요.
고개 숙일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당당하고 멋있게 살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간혹 이런저런 삐딱한 소리를 하는 사람 있지만, 그 사람은 제 인생에 있어서 털끝만큼도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입니다. 결국은 모든 책임을 내가 져야 하는데, 굳이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 이야기에 흔들릴 필요 뭐가 있겠습니까.
칭찬과 인정 받고 싶은 인간의 본능이야 어쩔 수 없는 노릇이겠지만, 그보다 먼저 자신을 믿고 인정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 신뢰라고 하지요.
지금처럼 혼란한 시대에 우선으로 삼아야 할 정신은, 언제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 중심을 갖고 스스로를 믿는 신념입니다.
독서를 통해 다양한 생각을 읽어야 합니다. 뭐가 있는지 알아야 선택이 가능하지요.
글 쓰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립해야 합니다. 가치관과 철학이 없으면 살아가는 내내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필사하는 사람은 많은데 자신의 생각을 적는 사람은 드뭅니다. 할 일 목록 적는 사람은 많은데 자신의 철학을 적는 사람은 찾기 힘듭니다. 돈 많이 벌고 싶다는 사람은 많지만 생각 깊이 하고 싶다는 사람은 없습니다.
빠르고 얕은 삶은 한계가 있습니다. 느리게, 그리고 깊이 있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당신은 뭐하는 사람입니까?
대답하기에 급급하지 말고, 싱긋이 미소 지을 수 있는 여유와 패기를 가질 수 있기를 바라 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