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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Oct 27. 2023

약간의 우울과 걱정은 괜찮습니다

악당이 나타났다


습관적으로 걱정과 근심을 하는 사람들 있습니다. 곁에서 지켜보면 답답할 때도 많지만, 정작 당사자는 참으로 힘든 인생을 사는 것이지요. 별것도 아닌 일로 우울해 하고, 굳이 염려하지 않아도 될 일까지 자처해서 스트레스로 삼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별것도 아닌 일"이라고 말하면 또 상처를 받기 때문에 함부로 조언을 건넬 수도 없습니다.


그들이 쓴 글을 읽다 보면 마치 어두운 먹구름이 글 전체를 휘감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여기 저기 흩어진 고민과 번뇌를 죄다 끌어모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읽는 사람의 기를 빨아들이고, 순식간에 함께 우울하게 만들어버립니다. 


두려움과 걱정은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감정입니다. 허상입니다. 걱정을 대안으로 착각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고 있으면 불안해 하는 것이죠. 걱정과 근심을 하고 있으면 마치 자신이 뭔가 상당한 준비와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는 겁니다. 실제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쓸데없는 생각만 하고 있을 뿐인데 말이죠. 


약간의 우울과 걱정은 괜찮습니다. 아니, 글 쓰는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감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종일관 즐겁고 기쁜 사람은 '밝은 글'은 쓸 수 있을지 몰라도 '극복하는 글'은 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 모든 이야기에는 등장인물과 목표와 빌런이 존재해야 합니다. 그래야 독자들에게 감동과 깨달음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토리텔링 개요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아무 문제 없는 일상을 살아가던 주인공이 나름의 목표를 세우게 되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악당을 만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결정적 순간에 내면의 변화를 경험하고, 결국은 해피엔딩을 맞이하게 됩니다. 


빌런이 등장하지 않는 이야기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 우울, 걱정, 근심, 염려, 스트레스 등 부정적인 감정도 모두 악당에 해당 됩니다. 주인공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는 모든 것이 극복의 대상이 되는 겁니다. 어떤 악당이 나타나고, 또 어떻게 그 악당을 극복하는가. 바로 이것이 스토리텔링의 재미와 의미를 만드는 핵심입니다. 


악당이 너무 거대하고 강해서 주인공이 백전백패한다면, 그런 이야기에 반응을 보이는 독자는 한 명도 없을 겁니다. 빌런이 너무 약해빠져서 주인공이 별 노력도 없이 모든 문제를 척척 해결하는, 그런 이야기에 감동 받는 독자도 없을 테지요. 악당은 반드시 존재해야 하고, 주인공은 반드시 그 악당을 극복해야 합니다. 


스토리텔링의 조건은 인생에도 그대로 적용 됩니다. 우리는 매일 어떤 문제와 고민을 만납니다. 때로 술술 풀어내기도 하고, 또 때로는 힘들고 어려워 지쳐 쓰러질 때도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결국 우리 모두 승리할 거란 사실입니다. 인생은 스토리이기 때문입니다. 


자, 이제 생각을 달리 해 봅니다. 고민과 걱정이 생겼다고 해서 스트레스만 받고 있을 게 아니지요. 내 인생 스토리를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줄 악당이 출현한 겁니다. 나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결국 이겨내고 승리할 겁니다. 악당이 나를 괴롭히는 게 아니라, 악당으로 하여금 내 인생을 더 빛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습관적으로 우울과 번뇌에 빠져 사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 등장한 악당을 너무 두려워 해서 잠시 움츠러든 것뿐입니다. 극복해야 합니다.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습관이기 때문에, 단 한 번의 극복만으로도 전혀 다른 생각 습관을 가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첫째, 자신이 습관적으로 걱정하고 근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찍힌 사진 속에 어둡고 심각한 표정만 가득하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죠. 흔히, 걱정하는 사람들의 경우 자신에게 그런 습성이 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요. 문제 해결의 시작은 문제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둘째, 자신의 고민과 번뇌가 극복의 대상임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나를 위험에 빠트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나를 일으켜세우기 위한 장치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람은 성장하고 확장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성장하고 확장하기 위해서는 한 계단을 올라서야 합니다. 문제와 고민이 바로 그 계단의 역할을 하는 것이죠. 


셋째, 문제 해결은 반드시 행동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생각만' 하는 사람은 쉽게 우울증에 빠집니다. 움직이지 않는 사람은 잡생각이 많습니다. 땀을 흘려야만 건설적인 사고가 가능해집니다. 목표를 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정하고, 지금 당장 그 일을 해야 합니다. 걱정하고 근심할 틈이 없어야 극복할 수 있습니다. 


걱정하는 사람은, 자신이 걱정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또 걱정합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것이죠. 이제는 그 꼬리를 잘라내야 합니다. 걱정과 근심은 다만, 우리의 인생 스토리를 더 흥미진진하게 만들기 위해 제공 되는 일종의 시나리오일 뿐입니다. 


문제와 고민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인생을 상상해 봅니다. 해냈다는 성취감! 또 다른 문제가 닥쳐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 적극적으로 살아내는 자신을 인정하고 격려하는 자존감! 삶이 근사하게 달라집니다. 


약간의 우울과 걱정은 성장과 확장의 디딤돌이 됩니다. 극복할 대상이 있어야 이 모든 극적인 상황이 가능한 것이죠.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매 순간 우리 인생이 변화합니다. 우울하면 기뻐해야 하고 걱정 생기면 행복해야 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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