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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Nov 03. 2023

내일부터 글을 쓰겠다고 결심한 이들에게

글쓰기, 책쓰기 프로세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주제 선정입니다.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할 것인가 결정하는 일이죠. 살아오면서 겪었던 다양한 경험,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잘하는 분야, 일상을 보내면서 느끼고 깨달은 점 등 주제로 정할 수 있는 내용은 다양하고 많습니다. 글 한 편 쓰고 끝낼 것도 아니고, 책 한 권 내고 말 것도 아니기 때문에 조금은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고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로 할 일은, 내가 쓰는 글이 어떤 사람들에게 도움 될 것인가 판단하는 겁니다. 이른바 '핵심독자 선정'이지요. 많은 초보 작가들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글을 쓰는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모두를 위한 글을  쓰기는 불가능합니다. 딱 한 사람을 위한 글을 쓰겠다고 작심해야 메시지를 제대로 전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할 일은 목차 또는 구성을 짜는 겁니다. 구성만 잘 갖춰도 글쓰기 50% 해결 가능합니다. 첫 단락에 무엇을 쓰고, 두 번째와 세 번째 단락에는 어떤 내용을 쓸 것이며, 마지막 단락은 어떻게 끝낼 것인가. 흔히 서론 본론 결론으로 구성하기도 하고, 기승전결로 나누기도 합니다. 구성 또한 정해진 바 없기 때문에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표현할 수 있는 구성 방식을 짜면 됩니다. 


이제 준비는 끝났습니다. 주제 선정, 핵심 독자, 목차 구성 이 세 가지를 글쓰기/책쓰기 '기획'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획을 끝내고 나면 본격 집필을 시작해야 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꼭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열심히 기획해 놓고 시간만 질질 끄는 사람 많은데요. 절대로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기획을 끝내는 바로 그 날, 첫 번째 꼭지를 집필하세요. 그래야 결승점까지 갈 수 있는 동력이 생깁니다. 사람의 마음은 잠시도 머물지 않는 바람이나 파도와 같습니다. 기획을 할 때까지만 해도 글을 쓰고 책을 내겠다는 열정이 뜨겁지만, 하루나 이틀만 지나도 자신의 기획이 엉망인 것 같다는 생각이 스물스물 일어납니다. 


기획은 한 번만 하는 작업입니다. 주변을 보면, 맨날 기획만 하는 사람 많습니다. 목표만 세웁니다. 계획만 짭니다. 각오와 결심만 다집니다. 그들이 모두 '즉시 실행' 했더라면, 아마 나라가 달라졌을 겁니다. 잊지 마세요! 기획 마치면 바로 집필입니다. 목표와 계획 세웠으면 그 날 바로 실행해야 합니다. 


하루 한 꼭지씩 총 40편의 글을 쓰면 출간이 가능합니다. 40일이면 초고 완성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물론, 퇴고하는 기간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언제 출간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함부로 단언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초고를 완성하고 나면 일단 큰 고비 하나를 넘은 셈이라서 이후에는 훨씬 강한 자신감으로 작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40일만에 초고 완성할 수 있다고 말하니까, 사람들이 "말은 참 쉽다"고 합니다. 네, 맞습니다. 제가 말을 좀 쉽게 하는 편입니다. 그런데요. 진지하게 생각해 보면, 뭐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하루에 한 꼭지 퇴고하자는 게 아니지요. 하루 한 편 "엉망진창의 초고"를 쓰자는 겁니다. 분량만 채우면 됩니다. 글쓰기/책쓰기 모든 과정을 통틀어 초고 집필이 가장 쉬운 단계입니다. 작정하고 덤비면 못할 것도 없지요. 


이렇게 초고를 완성한 후, 여러 차례 퇴고 과정을 거치고 출판사에 투고하고 계약 체결하면 비로소 책이 출간되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정리를 하자면요. 글쓰기/책쓰기는 주제 결정, 핵심 독자 선정, 목차 및 구성 짜기, 초고 집필, 퇴고, 탈고, 투고, 출간 등의 순서로 진행한다는 얘기입니다. 


지금부터 중요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이 포스팅의 제목은 "내일부터 글을 쓰겠다고 결심한 이들에게"입니다. 그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제목을 이렇게 정한 겁니다. 글쓰기/책쓰기 프로세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정리해드렸지요? 이미 진행중인 분들은 자신이 해당 되는 단계에서부터 시작해도 됩니다.


이제 다 알았으니까,

"내일" 말고 "오늘"

그냥 시작하세요!


오늘 시작하라고 하니까, 오늘은 바쁘다고 합니다. 오늘 한 편 쓰라고 하니까, 오늘은 다른 일정이 있어서 힘들다고 합니다. 오늘 밤에 쓰라고 하니까, 오늘 밤에는 피곤할 것 같다며 내일부터 쓰겠다고 합니다. 


대체 어떤 근거로 "내일"에 대해 그토록 자신만만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책도 많이 읽고 강연도 많이 들었습니다만, "내일"을 강조하는 이들은 한 명도 보지 못했습니다. 성공한 사람들 중에서 "뭘 하든 내일 시작하라!"고 외치는 사람 한 명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수많은 사건 사고 소식을 접합니다. 그 모든 일들이 내게 일어나지 말라는 법 없지요. 나는 안전할 거야 라는 생각이야말로 안전불감증입니다.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인생입니다. 불안하게 살라는 게 아니라, 오늘과 지금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자는 뜻입니다. 오늘과 지금을 허투루 보내고 나면, 내일은 뭔가 달라질 것 같은가요? 그런 일 절대로 없습니다. 평생을 살면서 이미 다들 경험했지 않습니까. 오늘 실행하지 않으면 내일은 안 봐도 뻔합니다. 


올 해도 이제 두 달 채 남지 않았습니다. 벌써부터 2024년을 준비하고, 내년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내년을 잘 살아 보자는 모임 많이들 갖고 있습니다. 남아 있는 58일을 대충 보내는 사람이 과연 새해에 변화와 성장을 이룰 수 있을까요?


58일이면, 운동해서 몸 바꾸기에도 충분한 시간입니다. 집중 독서를 하면 책 열 권은 읽을 수 있는 시간이고요. 매일 글을 쓰면 초고는 얼마든지 완성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남녀 두 사람이 만나 사랑에 빠지고 미래를 약속할 만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58일이면, 세계여행까지는 몰라도 전국 곳곳 얼마든지 여행할 수 있는 기간입니다. 피아노를 배워도 기본은 익힐 수 있는 시간입니다. 오해와 갈등으로 등 돌린 가족이 다시 대화를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고 행복한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될 수도 있겠지요.


오늘, 지금 시작하면 내년 걱정 할 것도 없습니다. 장담컨대, 무조건 내년 좋아집니다. 오늘 하면 다 됩니다. 지금 하면 다 이룰 수 있습니다. 어렵고 힘들게 느껴지는 이유는, 자꾸만 "내일" 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내일 하면 잘할 것 같고, 내일 하면 제대로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거 다 환상입니다. 그냥, 오늘, 지금, 하면 됩니다. 


대만 여행 다녀왔습니다. 내년에 가려고 했던 여행입니다. 그냥 갔습니다. 내년에 갔더라면 더 잘 다녀왔을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잘 다녀왔습니다. 오늘, 지금, 결정하고 실행한 덕분입니다. 무언가에 도전하려는 이들 중에는 자꾸만 재는 습성을 가진 사람 많은데요. 줄자도 아니고 뭘 자꾸 잽니까. 그냥, 오늘, 지금 시작하세요. "나 시작했어!"라는 말, 멋지지 않습니까.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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