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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Nov 03. 2023

할 수 있는 일은 하고, 할 수 없는 일은 내려놓기

구분할 수 있는 힘


2015년 11월에 첫 번째 원고 투고를 시작했습니다. 100군데 정도 출판사 리스트를 조사하여 정리했고, 한 군데씩 따로따로 정성 담아 보냈습니다. 이틀쯤 지나자 거절 메일이 추풍낙엽처럼 쏟아졌지요.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였습니다. 금방 계약 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내 원고가 이 정도로 형편 없는 수준인가 자괴감이 몰려들었습니다.


그때 제가 했던 일은, 두 번째 원고를 열심히 집필하는 거였습니다. 투고를 완료했으니, 이제 출간 여부는 출판사의 손에 달려 있었습니다. 빨리 계약하고 싶다고 해서 그들의 선택을 강제할 수도 없는 일이었고, 제 원고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데 억지로 계약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죠. 출간계약은 제가 판단하고 선택할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집필이었습니다. 이미 제 손을 떠난 원고를 들고 안절부절하는 것보다, 차분하게 앉아 또 다른 글을 쓰는 것이 훨씬 지혜롭고 현명한 행동입니다. 할 수 없는 일, 내 능력 밖의 일,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 저는 더 이상 그런 일에 목을 매지 않기로 했습니다. 덕분에 저는 첫 번째 원고를 포함하여 총 세 권의 책을 같은 해에 출간할 수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나의 능력이나 노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인지 아닌지 분간하는 힘입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이 어쩔 수 없는 일을 붙잡고 늘어져 마치 스스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인 양 걱정하고 근심하며 살아갑니다. 자녀가 대학에 합격하면 좋겠다는 부모 마음이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모가 자식을 합격 시켜줄 수는 없는 일이지요.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의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집안 분위기를 평온하게 유지하고 영양 보충할 수 있도록 음식을 장만해주고 도움 청하는 일 있으면 기꺼이 도와주는 정도일 겁니다.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되, 할 수 없는 일은 내려놓아야 합니다. 


돈과 성공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것이죠. 그들이 선택을 하든 말든 그것은 소비자의 판단입니다. 많이 팔고 싶다고 해서 강매할 수도 없고, 성공하고 싶다고 해서 억지로 많이 팔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팔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놓고 스트레스 받으며 괴로워할 것이 아니라, 문제를 파악하고 더 나은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며 마케팅 방법을 다양하게 수정/보완 하는 것이 슬기로운 태도겠지요.


이제,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많은 이들이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바람을 안고 살아갑니다. '잘 쓴다'는 말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판단을 독자가 하는 거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작가 스스로 아무리 '잘 쓴다'고 생각해도, 독자가 아니라고 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잘 쓰고 못 쓰고 판단은 독자의 몫입니다. 작가가 할 수 있는 일은, 공부하고 연습하기를 반복하는 것뿐입니다. 글을 쓰고, 수정하고, 다시 쓰고, 또 다듬고... 작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잘 써야 한다'는 강박은 가질 필요가 없는 것이죠. 그것은 독자의 판단이자 선택입니다. 


일단 글을 씁니다. 자신이 쓴 글을 독자 입장에서 읽어 봅니다. 뭔가 못마땅한 구석이 있다면 이렇게도 수정해 보고 저렇게도 고쳐 보는 겁니다. 참하게 고칠 수 있으면 다행이고, 잘 모르겠다 싶으면 또 공부하면 됩니다. 강의를 듣거나 책을 읽으면서 하나씩 알아갈 수 있습니다. 작가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그것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반드시 해낼 수 있다!

모든 것은 나 하기 나름이다!

도전하고 노력하면 모두 이룰 수 있다!


자기계발서 또는 동기 부여 강연에서 흔히 보고 들을 수 있는 내용입니다. 가슴이 끓어오르고 자신감도 생깁니다. 저도 위와 같은 문장과 연설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런 내용에는 한 가지 전제가 빠져 있습니다.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인가 아닌가 판단하는 단계입니다. 


모든 과정은 내 손에 달려 있습니다. 모든 결과는 내 통제력을 벗어나 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내 몫이고, 합격 여부는 하늘의 뜻입니다. 이 두 가지를 뭉쳐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라고 정의하는 순간, 우리는 괴롭고 힘든 인생을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결과가 좋을 땐 자신 덕분이고, 결과가 나쁠 땐 세상 탓을 하게 되는 것이죠. 


지금 어떤 근심이나 고민을 하고 있다면, 그것이 과연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인가부터 판단해야 합니다. 돈이 없어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고 칩시다. 돈이 없는 것은 이미 벌어진 상황이자 상태입니다. 이미 벌어진 상황은 바꿀 도리가 없지요. 할 수 있는 일은 돈을 버는 겁니다. 아이디어를 발현하고, 목표를 세우고, 계획과 전략을 만들고, 꾸준히 노력하고 반복하며 나아가는 것이죠. 


'돈이 없는 상황'에만 매달리면 우울하고 원망스러운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마음만 조급해져서 당장 큰돈을 벌 수 있다는 허위 과장 광고에만 자꾸 눈이 가게 되지요. 내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상황, 거기에서 한 걸음 물러나야 합니다. 그러고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찬찬히 설계하고 그 일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한 태도입니다.


내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일을 내려놓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려놓기 힘들다고 해서 계속 붙잡고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일들마저 다 놓치게 됩니다. 해결은 하지 못한 채, 계속 상황과 환경만 탓하게 되는 것이죠. 불평 불만을 습관적으로 내뱉는 사람들이 바로 이러한 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목표를 정합니다.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몽땅 찾아 정리합니다. 하나씩 실천합니다. 셀프 피드백을 합니다. 수정/보완 하면서 지속 실행합니다. 자신의 통제권을 벗어난 수많은 방해물이 앞을 가로막을 겁니다. "이것은 내 힘으로 통제 가능한 일이 아니야!" 하나씩 차단하며 계속 나아가는 것이죠. 


글을 쓰고 책을 출간했습니다. 독자가 많을 때도 있었고 적을 때도 있었습니다. 더 공부하고 연구했습니다. 또 글을 쓰고 책을 출간했습니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으니 결과는 점점 더 좋아졌습니다. 


글쓰기/책쓰기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수강생이 많을 때도 있었고 적을 때도 있었고 심지어 한 명도 없을 때도 있었습니다. 더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강의 자료를 만들고 연습했습니다. 수강생은 점점 더 많아졌습니다. 입과하는 사람 수에 연연하지 않으니 결과는 점점 더 좋아졌습니다.


어떤 문제가 생기든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결정하는 일입니다. 그런 다음, 그 일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할 수 없는 일에 대해 걱정하고 근심하는 것은 습관성 시간 낭비입니다. 게으른 자신을 '고민중'이라는 말 뒤로 숨기는 행위지요.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하는 것이 더 나은 인생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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