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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Nov 02. 2023

감정이 전하는 메시지에 집중하라

두려움이 주는 의미


'언어의 장벽' 가장 두려웠습니다. 온가족 함께 생애 첫 해외여행을 가는데, 말이 통하지 않아 고생한다면 얼마나 힘들까 생각했던 것이지요.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두려움'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지난 세월 지독했던 경험 덕분에 저는 두려움이란 감정이 주는 신호를 알아챌 수 있었습니다. 


두려움이란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허상의 감정입니다.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허깨비를 상상하며 불안에 떠는 것과 다를 바 없지요. 두려움을 깨트리는 가장 빠르고 명확한 방법은 두려움의 대상과 정면으로 맞부딪치는 겁니다. 해외여행에서 언어의 장벽으로 소통이 되지 않을까 봐 두려웠던 저는, 대만에 도착하자마자 마구 입을 떼기 시작했습니다.


공항에서부터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를 건넸습니다. 때와 장소에 맞는 인사인지 분간도 하지 않았습니다. 호텔에 가서도 씩씩하게 대화를 했고, 지하철을 탈 때도 환하게 웃으며 말을 걸었고, 식당에 가서도 메뉴판 들고 이것저것 물어 보았습니다. 발음도 엉망이고 문장도 엉성했지만, 어쨌든 아무런 오해나 불편 없이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맨 처음 글을 쓸 때도 두려웠습니다. 글을 썼습니다. 두려움은 사라졌습니다. 맨 처음 강의를 할 때도 두려웠습니다. 강의를 했습니다. 두려움은 없어졌습니다. 앞으로 남은 인생에서도 저는 다양한 두려움을 가질 겁니다. 그리고, 그 일을 할 겁니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순간의 희열과 쾌감은 표현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이번 대만 여행은 제게 낯선 모험이었습니다. 첫 경험이었죠. 남들은 제게 '고작 사흘'이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그 무엇에도 비할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단수이 해안가에서 느낀 대만이라는 나라의 고난과 역경, 예스진지에서 바라본 자연의 위대함과 경이, 풍등을 날리며 소원을 빌었던 감동, 스펀과 지우펀, 그리고 센과 치히로의 골목, 온가족 나란히 앉아 피로를 풀었던 발마사지, 타이페이101타워 89층에서 내려다본 야경, 그리고 딤섬과 허궈까지. 


한 번의 해외여행이 내 안으로 꿰뚫고 들어온 경탄과 성찰은 죽는 날까지 잊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했습니다. 두려움이란 감정 때문에 주저하거나 망설였다면, 살아있다는 기쁨과 정열을 결코 경험하지 못했을 테지요. 


감정은 어떤 식으로든 메시지를 전하는 도구입니다. 두려움은 그 일을 하라는 신호이고요. 기쁨과 슬픔은 삶의 소중함을 느끼라는 신호입니다. 좌절과 절망은 다시 일어서라는 신호이며, 고통과 괴로움은 극복하라는 신호입니다. 


감정이 전하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사람은 회피하고 도망다니게 됩니다. 또는 무릎을 꿇게 되지요. 신이 인간에게 감정을 준 것은, "어떤 일이 생길 때마다 소통하자"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신이 주는 신호를 제대로 새길 때마다 우리는 성장하고 성공하고 승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감정에 매몰되면 이성을 잃게 됩니다. 특히, 분노나 좌절이나 고통 등의 감정은 냉철한 판단을 잃게 만듭니다. 감정이 신이 주는 신호라는 생각을 잊지 않으면, 매 순간 자신의 감정과 기분에 관심을 가지면, 삶의 통제권을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제는 해외여행도 두렵지 않습니다. 이렇게 또 한뼘 성장하는 거지요. 간만에 얼큰한 선지해장국으로 저녁 먹었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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