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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같은 대만 여행을 하루 남겨 놓고

대만 여행 에피소드

by 글장이


너무 많이 웃어서 배가 아픕니다. 불과 사흘밖에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일정을 담아 피곤하고 지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난 세월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다양한 세상을 보는 것은 모든 순간이 경이였고 감동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왜 여행을 다니고, 또 여행을 권하는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대만이라는 나라가 조금은 친숙해졌습니다. 편의점에 가도 바닥에 그어 놓은 붉은 선을 넘지 않고, 지하철 탑승할 때도 하차 라인과 명확히 구분하는 사람들. 우리는 안내하는 택기 기사는 그런 현상이 두 가지 이유에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합니다. 하나는 국민 문화이고, 다른 하나는 '무서운' 벌금 때문이라고 말이죠.


신호등 대기 시간이 90초 또는 100초인 경우가 많습니다. 뛰는 사람 없습니다. 다들 여유가 있습니다. 도로에는 오토바이가 많고요. 인구가 약 2300만 명이라 하는데, 오토바이 수가 약 1천만 대라고 하니 절반 넘는 가구가 오토바이를 보유하고 이용한다는 결론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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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바르는 왁스를 하나 사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 '올리브영' 같은 곳이면 되겠다 싶어 길가에 보이는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영어나 대만어를 할 줄 모르니 대충 손짓 발짓으로 표현했지요. "왁스!"


점원은 눈을 동그랗게 떴습니다.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는 것 같았습니다. 더 큰 소리로 외쳤지요. "왁스! 헤어 왁스!" 이번에도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세상에! 머리에 바르는 왁스를 모른다고?


"왁스! 헤어왁스! 무스! 스프레이!"

손으로 머리를 만지는 시늉까지 하면서 더 큰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점원은 얼굴이 빨개지면서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저는 그만 포기해야겠다 싶어 가게를 나왔지요. '올리브영'과 똑같이 생겼는데, 왁스조차 모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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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나와서 간판을 다시 보는데, 이번에는 제 얼굴이 시뻘게졌습니다. 한문으로 적힌 상품들이 즐비하게 진열된 위쪽에 '십자 모양'이 떡하니 박혀 있네요. 약국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약국에 가서 왁스를 찾았던 겁니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소통이 불가했고, 점원은 점원 대로 별 미친놈 다 보겠다는 생각을 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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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로 약 40분 이동해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갑자기 화장실이 급했지요. 40분 동안 참기에는 힘들 것 같아서 지하철 역내에 있는 화장실을 찾았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없길래, 안전요원에게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지하철 화장실은 대부분 '밖으로 나가야' 있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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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야 하나 난감해 하는데, 등 뒤에서 머리가 허연 노인이 말을 걸어옵니다. 어찌 저찌 화장실 찾는다는 내용으로 소통을 했는데, 그 어르신은 마치 자신의 일처럼 고민을 해줍니다. 결국은 볼펜으로 영수증 뒷면에 지하철 역 이름 하나를 적어줍니다.


"여기서 세 정거장만 가면, 인사이드 토일릿을 이용할 수 있다"고, 상세한 설명까지 덧붙여주었습니다. 사람들이 친절하다 정도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생면부지 외국인들에게 자신의 시간을 오래 할애하여 끝까지 책임을 져주는 어르신에게 얼마나 감사하고 감동했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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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여행 에피소드를 몇 가지 추려 기록으로 남기고자 합니다. 이번 여행은 즐김으로만 끝내지 않을 겁니다. 제게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이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또 다른 세상에 눈을 뜬 계기이기도 합니다.


이제 마지막 날 여행을 시작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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