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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Nov 04. 2023

글쓰기 문제 90% 해결, "메모 습관"

"끄적끄적"의 위력


주말, 늦잠, 글쓰기 강의, 피곤, 집중, 보람, 해냈다는 성취감.


위와 같은 메모를 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정도면 한 편의 글을 쓰기에 충분합니다. 일단, 주제부터 잡아 볼까요? "하기 싫지만 해야 할 일을 하고 나면 보람과 성취감 느낄 수 있다!" 정도로 요약하면 되겠지요. 주제가 정해졌으니 이제 이를 뒷받침하는 경험담을 보충하기만 하면 한 편의 글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주제 : 하기 싫지만 해야 할 일을 하고 나면 보람과 성취감 느낄 수 있다.


뒷받침 경험 1 : 토요일 아침 글쓰기 강의를 들었다.


뒷받침 경험 2 : 학창시절, 하기 싫은 과제를 다 하고 나서 보람 느낀 적 있었다.


마무리 : 잘 살고 싶다면, "어렵고 힘든 일"을 기꺼이 선택하고 완수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글 쓰는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글감을 찾기 힘들고, 메시지 만드는 걸 어려워 하고, 분량 채우기 힘들어 합니다. 글을 쓰면서 만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비법이 바로 "메모"입니다. 보고 듣고 경험하는 모든 순간들을 메모하면, 이를 바탕으로 글을 쓰기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사람의 머리는 연상기억장치로 설계 되어 있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고 아이디어가 발현 되지도 않는다는 뜻입니다. 뭔가를 보거나 듣거나 체험해야 비로소 뇌가 팍팍 돌아간다는 의미입니다. 머리를 쥐어짠다고 해서 글을 쓸 잘 쓸 수는 없습니다. "쓴다"라는 행위를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보고 듣고 체험하는 선행 작업이 필요합니다. "메모"는 이 모든 선행 작업을 가능케 하는 최고의 도구입니다.


그냥 백지에 글을 쓰는 것과 메모한 것을 보면서 글을 쓰는 것은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있습니다. 한 번만 해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종일 메모합니다. 블로그 포스팅, 일기, 독서노트, 습작, 책 집필 등 여러 편의 글을 매일 쓰고 있습니다만, 단 한 번도 글감이 없다거나 분량 채우기 힘들다고 느낀 적 없습니다. 10년 넘었습니다. 하루도 빠짐 없이 글을 썼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지만, 메모 습관만 잘 유지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는 확신까지 갖게 되었습니다.


토요일 아침 7시부터 두 시간 동안 73명 예비 작가님들과 "온라인 책쓰기 수업 120기, 1주차" 함께 했습니다. 오늘 수업에서는 메모의 중요성과 원칙 등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메모라는 단순한 행위를 통해 글쓰기는 물론 책쓰기까지 지금보다 한결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음을 설명했습니다. 우리 작가님들이 메모 습관을 통해 글도 책도 잘 쓸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메모의 중요성을 잘 알면서도 실행하기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 있습니다. 습관이 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메모를 "잘" 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메모하는 기준이나 규칙이 따로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메모는 말 그대로 "내 멋대로 마구" 하는 것이죠.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자유로운 행위입니다. 


아날로그든 디지털이든 아무 상관 없습니다. 작은 수첩 하나 장만해도 좋고, 스마트폰 메모앱을 활용해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매 순간 끄적거리는 행위 그 자체입니다. 하루가 끝날 무렵, 종일 메모했던 내용을 한 번 스윽 훑어보기만 해도 글쓰기는 물론 인생 정돈까지 모두 깔끔하게 이룰 수 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일방적 주입을 시켜주는 미디어가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집중해서 읽고 적극적으로 쓰는 인류의 행위가 전에 없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숏츠영상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 염려 됩니다. 세상을 바꾸기는 힘들겠지요. 나와 내 옆에 있는 사람들만이라도 글 쓰고 책 읽는 삶을 놓지 않도록 정신 똑바로 챙겨야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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