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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Nov 05. 2023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글쓰기 스트레스 심할 때

백지의 공포를 극복하는 방법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 싶을 때가 있습니다. 10년 동안 매일 글을 썼는데도, 여전히 막막할 때가 잦습니다. 어떻게 써야 할지 답답할 때도 있습니다. 구성을 어떻게 잡고, 어떤 주제를 어떤 경험으로 뒷받침해야 할지 캄캄할 때. '백지의 공포'를 실감합니다. 이러다가 혹시 더 이상 글을 쓰지 못하게 되면 어쩌나 극단적인 걱정까지 하게 됩니다. 


초보 작가의 경우에는 이런 현상이 자주 발생합니다. 열정과 의욕에 넘쳐 글을 술술 써 나갈 때도 있지만, 대부분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한"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어떻게든 극복하겠다 적극적으로 노력하면 조금씩 풀어낼 수 있지만, 사실 초보 작가 입장에서는 "안 되는 걸 적극적으로 풀어낼 의지"가 부족한 게 사실이거든요. 


글쓰기 가장 기본적인 걱정이자 문제점인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할 때"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방법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저는 "매일" 글을 쓰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단 하루라도 글 쓰는 걸 멈추게 되면 순식간에 좌절과 절망으로 빠져들 것만 같은 강박으로 쓰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저처럼 심한 강박으로 쓰게 되길 바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글 쓰는 습관을 갖는 데에는 이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고 확신합니다.


첫째, 스트레스가 나를 좌우하는 게 아니라 내가 스트레스를 좌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외부 환경이나 사건이나 조건 혹은 타인들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는데요. 이 모든 것들이 나와 내 인생을 좌우하고 휘두른다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일전에 남편과 다퉜다는 이유로 글을 쓰지 않고 마감에 맞춰 원고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작가와 상담한 적 있습니다. 부부싸움 직후에 남편이 밥을 먹지 않으면 기분이 어떤가요? 막 걱정이 되고 안타깝습니까? 아니면, '안 먹으면 지만 손해지!' 라는 생각이 듭니까? 네, 그렇지요. 후자일 겁니다. 남편과 싸웠다고 해서 내 할 일을 하지 않으면 나만 손해인 겁니다.


차라리 부부싸움을 소재로 글을 쓰는 것이 훨씬 지혜롭고 현명한 처신이겠지요. 다른 모든 사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사건은 늘 발생합니다. 상처와 아픔도 매일 생깁니다. 문제가 일어날 때마다 그 문제를 핑계로 글을 쓰지 않으면 아마 영원히 글을 쓰지 못할 겁니다. 어떤 문제든 그것을 글로 풀어내겠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합니다. 그래야 스트레스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둘째,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는,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상황을 주제로 글을 쓰면 됩니다. 더 깊이 파헤치고,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한 편의 글을 쓰는 것이죠. 


오늘은 도무지 글을 쓸 수가 없다. 무엇을 써야 할지 막막하다. 지난 10년 동안 매일 글을 썼는데도, 여전히 주제 잡는 것은 어렵고 힘들다. 나는 왜 주제와 소재 정하는 게 이토록 어려운 걸까? 혹시 다른 잡념에 빠져 있는 건 아닐까. 아니면, 글쓰기 타성에 젖어 재미를 잃은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이 문제를 풀어내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책을 더 열심히 읽어 볼까. 잠시 글쓰기를 내려놓고 다른 활동을 해 볼까. 산책? 헬스? 음악 감상? 노트북 말고 빈 종에서 연필로 글을 써 볼까?


이런 식으로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주제로 마구 글을 쓰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도 많고 특정 주제에 대해 써야겠다는 확신이 서기도 합니다. 


셋째,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 싶은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무슨 논문을 제출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토지> 같은 명작을 써내야 하는 것도 아니지요. 그냥 손 가는 대로 마구 써도 아무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어떻게'라는 말이 가장 어렵다. 오늘은 모든 형식과 틀을 무시하고 마구 써 보자. 일단, 지금의 내 상황에 대해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글쓰기 슬럼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하고 답답하다. 첫 줄부터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혹시 글을 쓰기 싫은 건 아닐까? 그 동안 많은 글을 쓴 탓에 이제는 글 쓰는 행위에 별 의미를 두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을 거듭하다 보니, 또 그 생각을 이렇게 글로 적다 보니 벌써 몇 줄을 써내려가고 있다. 그래! 오늘은 이렇게 생각의 흐름 대로 마구 글을 적어 보자!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 싶을 때는 '어떻게 써도 상관 없다'는 생각으로 마구 적는 것이 도움 됩니다. 앞뒤 문맥 따위 고려하지 말고, 그냥 생각 나는 대로 써내려 가는 것이지요. 문장이 옳게 완성 되지 않으면 키워드 위주로 나열만 해도 좋습니다. 어찌 됐든 "쓰는 행위'를 이어갈 수만 있으면, 조만간 다시 글쓰기에 대한 열정을 되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다 보면 온갖 다양한 벽을 만나게 마련입니다. 위에서는 두 가지만 예로 들었지만, 그 외에도 우리의 글쓰기를 방해하는 요소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글 쓰는 행위와 우리가 쓴 글이 인생과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입니다. 좋은 일을 하는 사람 입에서 부정적인 얘기가 나와서는 안 되겠지요. 


힘들고 어려울 때는 조금 쉬어가는 것도 좋겠지만, 한 번쯤은 그 고비를 뛰어넘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됩니다. 글쓰기뿐만 아닙니다. 어떤 일이든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하면 핑계와 변명과 방해요소들이 난무합니다. 그럴 때마다 지치고 힘들어 하면서 회피하고 도망가고 미루고 포기하면 무슨 일을 이룰 수 있겠습니까. 


세상 모든 작가는 '백지의 공포'를 마주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한 경우를 수도 없이 경험합니다. 만약, 모든 작가가 그럴 때마다 펜을 놓았더라면 우리가 읽었던 수많은 '메시지'는 존재하지 않았을 테지요. 


좀 힘들어도 쓰면 좋겠습니다. 어렵고 답답해도 이겨내면 좋겠습니다. 그 모든 과정을 겪으면서 탄생한 글이야말로 진정성과 가치가 소복하게 담긴 진짜 글 아니겠습니까.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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