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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Nov 09. 2023

나에게 일어나는 일을 최대한 이용하기

악플 쓰지 맙시다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생깁니다. 인생이 원하는 대로만 흘러가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경우는 드물지요. 뜻하지 않은 사고나 사건도 발생하고,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할 때도 많고, 믿었던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상처를 받고 좌절하거나 절망하며 분노와 원망에 휩싸이곤 하지요. 


감정을 나 자신과 분리하여 별개로 인식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읽고 들었습니다. 충분히 공감이 가고, 나 또한 그렇게 살아야겠다고 다짐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론과 실제 사이 간극을 극복하는 것은 어렵고 힘들었습니다. 심장이 벌렁거리기도 하고, 짜증도 나고, 속이 상해서 견딜 수가 없었지요. 


감정을 분리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감정이 격해질 때마다 폭발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처신해야 감정을 슬기롭게 다스리면서도 나와 내 인생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풀어낼 수 있는 걸까요?


첫째, 상황이 아무리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간다 하더라도 일단은 시간이 조금 지나길 기다려야 합니다. '즉시 반응'이 가장 큰 실수와 실패를 불러옵니다. 순간적인 감정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면 늘 최악의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나무와 숲을 모두 보면서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시간을 흘려 보내야만 합니다. 


둘째, '맞상대'를 하지 말고 '돌려치기'를 해야 합니다. 억울하고 분하다 해서 해당 인물이나 상황에 대해 맞상대를 하면, 결국 나도 똑같은 수준의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정치권에서 쓰는 말 중에 '여론을 등에 업는 자가 이긴다'는 원칙이 있습니다.  둘이 싸우면 똑같은 놈 되는 거지요. 상대가 별 옘병을 떨어도 상대하지 말아야 합니다. 상대를 '혼자 발악하는 인간'으로 만들어버려야 합니다. 


셋째, 모든 상황을 '말'로 설명하려 들지 말고 '글'로 적어두는 것이 도움 됩니다. 말은 뱉는 순간 사라지지만, 글은 영원히 남습니다. 당장 공개하지 않겠지만, 일단 하나씩 차근차근 쓰면서 모든 상황과 사건과 사람을 기록해두는 것이죠. 이것이 훗날 엄청난 반전의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책까지 내면 더 좋습니다. 상대 또는 사건을 비난하거나 헐뜯으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팩트만 서술하라는 뜻이지요. 감정을 절제한 팩트의 기록이야말로 '역사'로 남습니다.


넷째, 해결해야 한다 또는 이겨야 한다 등의 생각을 내려놓으면 마음 편안해집니다. 지금껏 살면서, 기어코 상대방을 이겨 본 적이 한두 번은 있을 겁니다. 그때 기분 어땠나요? 순간적으로는 통쾌했을지 몰라도, 아마 인생을 좌우할 만큼 오랜 시간 행복이 유지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누군가를 짓밟고 이겨 본들 결코 행복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나 상황을 용서하라는 게 아니라, 내 마음 편안한 것에 더 집중하자는 이야기입니다. 


다섯째, 온전히 '지금'에 몰입하면 모든 감정과 상황은 잦아들게 마련이란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속상한 감정을 가만히 살펴보세요. 모두가 과거 아니면 미래 때문입니다. '지금'만 생각하면, 화 날 것도 없고 짜증날 일도 없습니다. 심호흡 크게 하고, 내 삶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마음 그릇을 키우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언제 어디에서 무슨 일을 겪든,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나의 평온과 행복'임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에는 괘씸한 놈도 많고 더러운 인간도 적지 않습니다. 참 못된 사람들이 설치고 다니는 세상이지요. 남의 가슴에 못 박는 인간들은 반드시 저주 받고 파멸하게 될 겁니다. 저는 그 저주와 파멸을 고스란히 받아 보기도 했고, 또 누군가로부터 상처와 아픔을 받아 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잘 압니다. 이것이 세상 법칙이란 사실을 말이죠. 


이미 일어난 일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내 마음처럼 움직일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이럴 때는 상황과 사람 때문에 가슴앓이를 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일수록 극복의 가치는 더 큰 법이지요. 


전과자, 파산자, 알코올중독자, 막노동꾼. 이제는 이런 수식어들이 너무나 익숙해서 지겨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죽을 것만 같았거든요. 덕분에 저는 남들보다 더 빨리 재기할 수 있었습니다. 상황과 환경과 조건이 최악이었으니 극복의 이미지가 더 강렬했던 것이지요. 


문제가 생겼을  때, 문제에만 집중하면 입맛 떨어집니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하나씩 잘 정리해두었다가 나중에 써먹어야지 라고 생각해야 버틸 힘이 생깁니다. 네, 맞습니다. 버텨야 합니다. 버티고 견디고 또 이겨내야 합니다. 눈물은 나중에 흘리는 게 좋습니다. 지금 울면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나약한 마음 갖지 말고, 뻔뻔스러울 정도로 당당해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을 이길 수 있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일을 겪으며 마음 고생을 하는 사람 많이 있을 겁니다. 분하고 원통한데, 도무지 방법을 찾을 수가 없어서 스스로 초라하게 여겨지는 순간도 분명 있을 테지요.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합니다. 일시적이 상황을 인생으로 정의하는 오류야말로 최악입니다. 그런 때일수록 자기 중심을 잃지 않도록 심호흡 크게 하면서 버티고 또 버텨야 합니다. 


신의 시험은 말랑하지 않습니다. 항상 가혹합니다. 아주 그냥 작살을 내려는 듯 온갖 시련과 고통을 한꺼번에 몰아칩니다. 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는 사람은 좌절하는 것이고, 어떻게든 견뎌내는 사람은 신으로부터 축복과 선물을 받는 것이죠. 


도저히 한 걸음도 더 내디딜 힘이 없을 만큼 무너질 때가 있습니다. 모든 걸 포기하고 그만 끝내고 싶다는 절망감이 온몸을 휘감는 때. 눈물조차 나지 않는 그런 시간. 저도 그런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직도 가슴에 선명하게 그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그런 고난과 역경이라도 분명 나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SNS 시대입니다. 대한민국은 SNS를 이용하여 '악성 댓글'의 천국이 되었지요. 사회 현상이나 이슈가 터지기만 하면 입에 담기도 민망할 정도의 욕설과 험담과 비난이 온라인에 난무합니다. 지금 당장 인터넷 아무 기사나 펼쳐 그 아래 댓글 한 번 보세요. 쓰레기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미간을 찌푸리게 하는 댓글이 수북합니다. 


여러분! 악플 쓰지 맙시다! 그거 전부 자신에게 다 돌아옵니다. 언제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반드시 자신에게 고스란히 돌아옵니다. 아무 생각 없이 툭 던지는 돌멩이가 나중에는 바위가 되어 자신의 머리를 짓누를 겁니다. 하물며, 악의를 가지고 쓰는 댓글이야 오죽하겠습니까. 남한테 손가락질 받으면 기분 더럽습니다.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악성 댓글은 자신의 인생은 물론이고 가족과 주변 사람 인생까지 통째로 망치는 나쁜 짓입니다. 


문자 없는 미개 부족이 차라리 낫겠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대체 무슨 권리로, 어떤 자격으로 남을 함부로 심판하려 듭니까. 남은 생을 다 걸고서라도 익명의 악플을 다는 인간들 사라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라도 제발 악성 댓글 따위 쓰지 않기를 바랍니다. 


선의를 품은 한 줄의 글이 인생을 바꿉니다. 돈 되는 글? 그런 것에만 관심 갖지 말고, 사람을 위한 글을 쓰도록 힘을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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