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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Nov 14. 2023

속상하고 힘들 때, '나'를 보는 습관

내가 바꿀 수 있다


힘든 일이 생기면, 사람들은 힘든 일에 집중합니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면, 사람들은 어려운 상황에 몰두합니다. 친구가 서운한 말을 던지면, 몇 날 며칠 동안 그 서운한 말이 귓가에 맴돕니다. 사업에 실패하면, 실패했다는 사실에 빠져 실의와 절망을 느끼곤 하지요. 


외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이나 사고 또는 타인의 말과 행동은 근본적으로 나에게 상처를 입힐 수 없습니다. 내가 입은 상처는 '내가 상처를 입었다'는 생각이 만들어내는 것이죠. 저도 처음에 이 말을 들었을 때,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었고 용납하기도 싫었습니다. 시련과 고통이 모두 내 마음에서 비롯되었다는 뜻인데, 이걸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시간이 흐르고, 책 읽고 글 쓰면서 마음 공부 많이 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단순하고 쉬워서 대부분 사람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일 텐데요. 비가 억수 같이 쏟아지는 날을 떠올려 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 비를 보면서 낭만과 추억을 떠올릴 테고요. 또 다른 사람은 짜증과 우울을 겪기도 합니다.


외부 상황이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마땅한 사실이라면, 똑같은 비가 내릴 때 사람들 마음도 똑같은 반응을 보여야 합니다. 게다가, 같은 사람이라도 어떤 날에는 비를 좋게 보고 또 다른 날에는 비를 원망하곤 하지요. 비는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우리 마음이 비를 해석하는 정도에 따라 기쁨이 되기도 하고 아픔이 되기도 하는 것이지요. 


저는 바다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감옥에 들어가기 며칠 전 바다를 보았을 때는 파도가 마치 괴로움과 실패의 상징으로 보이더군요. 출소하던 날에도 바다를 찾았는데, 그때는 서글프고 허망하기만 했습니다. 얼마 전, 가족과 대만으로 여행을 갔을 때도 바다를 보았습니다. 웅장하고 아름답고 근사했습니다. 


바다와 파도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제 마음 상태가 변한 것이지요. 그게 전부입니다. 바다가 문제가 아니라, 바다를 해석하는 내 마음이 문제인 겁니다. 오렌지를 쥐어짜면 오렌지즙이 나오지요. 이 얘기 많이 들어 보았을 텐데요. 오렌지에서 즙이 나오는 이유는, 외부의 어떤 힘 때문이 아니라 오렌지 안에 즙이 있기 때문입니다. 외부 힘이 문제가 아니라, 즙을 품고 있는 오렌지 자체가 문제의 근원이란 뜻입니다. 


책 읽는 사람 중에는, 저자와 책 내용을 비판하려고 작정한 것처럼 보이는 이가 많습니다. 표현의 자유가 있으니 어떤 평가를 내리든 독자 마음이겠지요. 하지만, 책을 통해 변화하고 성장하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책 내용과 저자를 비판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독서는 자신을 읽는 행위지요. 평가하고 비판하려는 태도만으로는 백날 책 읽어 봐야 아무짝에도 쓸모 없습니다. 내면이 변화하지 않는 독서가 무슨 가치가 있겠습니까. 


여행도 마찬가지입니다. 파리에 가서 에펠탑을 보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에펠탑을 통해 자신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중심에 서 있지 않는 한 어딜 가서 무엇을 본들 아무 의미가 없겠지요. 아름다웠다, 신기했다, 좋았다...... 이 정도 느낌이 전부일 겁니다. 단 한 번의 여행만으로 인생이 바뀌는 사람도 있습니다. 집앞에 있는 산책로에 한 번 다녀오는 것만으로 태도가 달라지는 사람도 있고요. 모두가 자신을 들여다보는 힘 덕분입니다. 


강의를 들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강사가 하는 말을 그저 듣기만 하는 사람은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강사와 강의 내용을 평가하고 비판하려고만 드는 사람들도 성장할 수 없습니다. 어떤 내용의 강의든 자신을 비춰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질문 하나를 항상 품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지요. "그렇다면 나는?"


많은 사람이 "무엇 때문에 피해를 입는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갑니다. 피해의식이라고 하지요. 심리학에 '피해의식'이라는 용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바람직하지 않은 생각 때문에 고통 받는지 알 수 있습니다. 모든 원인이 나에게 있다는 식으로 무슨 도 통한 사람처럼 해석하기는 무리겠지요. 하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남 탓 세상 탓의 절반 정도라도 내 안으로 돌릴 수 있다면 우리는 아마 전혀 다른 인생을 살게 될지도 모릅니다. 


원인이 내 안에 있다는 말이 자책을 하라거나 자괴감을 가지라는 의미는 전혀 아닙니다.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딱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지요. 극복, 회피, 수긍입니다. 온힘을 다해 문제를 해결하거나, 아예 도망을 가거나, 문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죠. 두 번째 요소인 회피만 아니라면, 어떤 태도라도 좋습니다.


원인이 내 안에 있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습니다. 문제가 나에게 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도 있지요. 만약, 시련과 고난의 원인이 밖에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극복도 수긍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저 회피하고 도망다닐 수밖에 없겠지요. 


당장에는 문제 원인이 '나'라고 하면 억울하고 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달리 생각해 보면 나 자신이 문제라는 사실이 희망과 용기의 근원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문제가 외부에 있다면, 그것은 내 힘으로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우리가 어쩌겠습니까. 문제 원인이 타인에게 있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 마음을 내 뜻대로 움직일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이미 일어난 문제의 원인이 나에게 있다는 말은, 앞으로의 삶을 내 힘으로 바꿀 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다는 뜻입니다. '내 잘못이야!'라고 탓하라는 게 아니라, '내가 바꿀 수 있어!'라고 선언하라는 의미입니다. 


속상하고 힘들 땐 나 자신을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고난과 역경을 주시하면 할수록 더 큰 절망에 빠지게 됩니다. 내 안을 살펴야 해결책을 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세상을 바꾸려 하지 말고 나 자신을 바꾸도록 하라는 말이 나온 것이죠. 


사는 게 힘들고 고통스러운 이유는, 내게 일어나는 모든 문제의 원인이 외부 환경과 상황과 타인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습성 때문입니다. 주도적인 인생이 아니라 끌려다니는 삶이기 때문에 매 순간이 고난인 것이죠. 내가 판단하고 내가 결정하고 내가 해석하고 내가 책임지고 내가 바꿀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이 삶을 여유롭고 행복하게 만들어줍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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