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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Nov 20. 2023

글쓰기에 꼭 필요한 세 가지 질문

배우고 익히는 자세



"친구랑 만났어."


위 문장을 글로 쓰지 않고 카페에서 만난 두 사람이 대화하는 거라고 가정해 봅시다. 친구랑 만났다는 이야기를 들은 상대는 아무것도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질문을 해야 합니다. 어떤 질문을 해야 할까요?


              누구 만났어?            

              언제 만났어?            

              어디서 만났어?            

              왜 만났어?            

              만나서 뭘 했어?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그렇습니다. 육하원칙입니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 했는가. 말하는 사람이 처음부터 여섯 가지 내용을 담아 이야기했더라면, 상대는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으면서 이야기 내용에 집중할 수 있었을 겁니다. 육하원칙이야말로 글쓰기와 말하기 기본이라 할 수 있겠지요. 


육하원칙이 기본이란 사실은 대부분 사람이 알고 있지만, 실제로 글을 쓸 때는 까맣게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고를 다 쓰고 나서 자신의 글을 검토하고 퇴고할 때, 육하원칙 내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가를 확인해야 합니다. 여섯 가지 내용이 모두 제대로 들어가 있기만 해도 글의 빈틈을 꽤 많이 채울 수 있습니다. 


육하원칙 외에도 작가가 스스로 물어야 할 질문이 두 가지 더 있습니다. 첫째, 내가 이 글을 통해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가 하는 것이지요. 글이나 책을 읽는 독자들은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찾으려는 속성을 갖고 있습니다. 메시지가 명확하면 독자는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메시지가 희미하거나 아예 없으면 "이게 뭐야"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겠지요. 


또 한 가지는, 내 글과 책을 읽은 독자가 궁극적으로 어떤 감정을 느끼기를 바라는가 혹은 그들이 어떻게 변화하기를 바라는가 물어야 합니다. 글과 책을 쓰는 목적이라 할 수 있겠지요. 생각보다 많은 초보 작가들이 글을 쓰는 데에만 집중하는 탓에 자신의 글이 가지는 목적성을 잃곤 합니다. 목적지 없는 운전은 피곤합니다. 글 쓰는 과정이 지치고 힘든 이유지요. 


글 쓰는 사람이 스스로 던져야 할 질문을 순서대로 다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독자에게 어떤 도움을 주려고 하는가, 핵심 메시지 결정, 그리고 육하원칙에 따른 스토리텔링. 한 편의 글을 쓰든 한 권의 책을 쓰든, 이 세 가지 내용을 순서에 따라 차근차근 적어 나가면 적어도 횡설수설이나 산으로 가는 글은 피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쓸거리가 없다는 하소연을 하는데요. 이 또한 위 순서를 지키지 않은 탓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독자에게 어떤 도움을 주려고 하는가? 첫 번째 질문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고민과 문제를 안고 살아갑니다. 내가 살아온 경험에 비추어 보면, 그들에게 도움을 줄 만한 이야기가 적어도 수십 개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멋지고 근사하고 그럴 듯한 글을 쓰려고 하면 막막하지만, 누군가에게 어떤 도움을 주고자 마음먹으면 쓸 만한 내용이 충분히 떠오르게 마련입니다. 제가 지금 이 포스팅을 작성하는 것도 "글을 쓰고 싶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힘들고 어렵다 느끼는 사람들"에게 순서와 요령과 방법을 알려주기 위함입니다. 


오늘 한 편의 글을 써 보세요. 가장 먼저 누구의 어떤 고민과 문제에 도움을 줄 것인가 생각해 보고요. 다음으로, 그들에게 꼭 필요한 핵심 메시지 한 줄을 만듭니다. 끝으로, 메시지와 관련 있는 자신의 경험담을 육하원칙에 맞게 서술하면 됩니다. 


글은 누구나 쓸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글쓰기를 어렵고 힘들게 느끼는 이유는, 정해진 순서와 방법을 고려하지 않은 채 그냥 쓰기만 하면 된다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운동에도 순서가 있고 공부에도 요령이 있고 노래를 부를 때에도 방법이 있습니다. 배우고 익히고 공부하겠다는 자세만 가지면 못할 일이 없지요. 


이러한 이유로, 글 쓰는 사람이 가장 먼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겸손이라고 강조하는 겁니다. 카카오톡과 문자 메시지 등 일상에서 늘 "글"을 쓰기 때문에, 글쓰기 자체를 배우거나 공부하려는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 사람 많습니다. 분명히 말하는데요. 글쓰기 실력이 인생을 좌우하는 시대입니다. 지금 시작해야 삶의 중심을 잡을 수 있습니다. 


누구를 도울 것인가?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가? 육하원칙에 따른 스토리텔링은 어떻게 서술할 것인가? 세 가지 질문, 절대로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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