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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Nov 23. 2023

포기하고 싶은 마음? 당연한 것 아닌가!

기꺼이 힘들고 어려운 일을 선택하다


맨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사흘을 넘기지 못하고 포기하려 했습니다. 잘 쓰지도 못하고, 어떻게 써야 할지도 모르겠고, 겨우 다 써놓고 나서 읽어 보면 엉망이었지요. 내게는 글쓰기 재주가 없는가 보다 싶었습니다. 좌절하고 절망하고, 결국은 때려치워야겠다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지금 글 쓰는 것마저 포기하고 나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나 하는 마음도 들었지요. 그래서 또 한 줄 쓰고, 한 페이지 쓰곤 했습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한 편의 글을 완성하고 나니까 나름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도 생겼습니다. 힘들고 어려워서 포기하려고까지 했던 일을 하나씩 매듭 지으니 슬슬 자신감도 붙었습니다.


지금까지 일곱 권의 개인 저서를 출간했고, 조만간 여덟 번째 신간이 나올 예정입니다. 책을 쓰기 전에 습작했던 기간까지 포함하면, 10년째 매일 글을 쓰고 있는데요. 단 한 번도 수월하게 술술 쓴 적 없습니다. 항상 어렵고 힘든 고비 만났고, 그럴 때마다 포기하고 싶었으며, 다시 힘을 내어 끝까지 가기를 반복했습니다. 


새로운 일을 할 때, 도전을 시작할 때,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할 때, 어렵고 힘들고 지루하고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은 항상 일어납니다. 어떻게 사람이 한결 같은 열정으로 한 가지 일을 계속할 수 있겠습니까. 도저히 못하겠다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포기하고 싶었던 적 없는가? 그만두고 싶었던 적 없는가? 이 질문 앞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세상 모든 사람이 겪는 일입니다. 그 중에는 기어이 끝까지 버티고 완주하는 사람도 있고, 결국 포기한 채 자빠지는 사람도 없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만 선택할 뿐입니다. 계속할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 


쉽기만 하고 편하기만 한 일은 없습니다. 밥 먹는 것부터 똥 싸는 것까지 어느 하나 쉬운 일 없지요. 무슨 일을 하든 고비가 있게 마련이고, 수시로 변하는 감정 탓에 이랬다 저랬다 마음 바뀌는 것도 늘상 있는 일입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 당연히 생깁니다. 이런 자연스러운 현상을 두고 자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것처럼 여기는 생각이 더 문제입니다.


사람은 언제 성장할까요? 네, 맞습니다. 힘든 일 하나 넘고 나면 성장합니다. 밥 먹는 것도 그랬고, 걷는 것도 그랬고, 말하는 것도 잠 자고 일어나는 것도 모두 그랬습니다. 쉽지 않은 일을 반복해서 익숙해지는 것. 어쩌면 그것이 인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글 쓰기 시작하는 분들은 당장은 어렵고 힘들게 느껴질 수 있고, 또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게 당연합니다. 고비를 넘어야 실력도 늡니다. 조급한 마음 갖지 말고,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글을 쓰다 보면 누구나 일정 수준 이상의 글을 쓸 수가 있는 것이죠.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스스로 대견하고 기특하게 여기는 자존감이자 자아 효능감입니다. 어떤 일이든 쉽게 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아닙니다. 배우고 공부하고 연습하지 않는 태도가 문제일 뿐이지요. 꾸준하게 학습하고 훈련하면서 성장하고 변화하는 것이 나와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새기는 과정입니다. 


포기하는 것은 쉽습니다. 쉬운 일을 해서는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합니다. 성과는 항상 어렵고 힘든 과정 뒤에 만날 수 있지요. 선택의 기로에 섰다면, 항상 더 힘들고 어려운 길을 택해야 합니다. 공익이나 방위 근무한 사람보다 현역 다녀온 남자들 목소리가 더 크지요.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이겨낸 사람이 훨씬 당당하게 살아간다는 얘기입니다. 


회사 출근해서 일하고 돈 버는 것도 힘듭니다. 집에서 아이 키우는 일도 힘듭니다. 사업도 힘들고, 공부도 힘들고, 독서도 힘들고, 글쓰기도 힘듭니다. 심지어, 집에서 놀고 먹는 백수도 근심과 번뇌를 합니다. 세상에 쉬운 일 없습니다. 그런데 자꾸만 '쉬운 길'이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거지요. 


적어도 글 쓰는 사람이라면, 아닌 걸 아니라고 말할 줄 알아야 합니다.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중심 있는 글을 쓸 수가 있습니다. 쉽고 빠른 길을 찾으려는 습성이 널리 퍼져 있는 것 같아 염려됩니다. 과거 제가 딱 그랬거든요. 무슨 일이든 빨리 해치우고, 쉽게 결과를 얻으려 했습니다. 인생 모든 것을 잃고 바닥에 주저앉아서야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지요. 지극히 정상적인 노력과 땀으로만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힘들고 어렵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이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지금 제대로 잘 가고 있구나!" 지금 그 고비를 넘기면, 반드시 성취할 수 있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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