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오이지 오이가 나오는 이맘때면 오이를 살까 말까 망설이는데 작년에 안 담그고 지나쳤더니 내년에는 조금이라도 만들어둬야지~하며 늘 아쉬웠었다.
언제부터 담그기 시작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쉬운 레시피가 몇 개 있어서 이것저것 따라 해 보다가 나와 제일 잘 맞는 레시피로 만들어 몇 년째 맛있게 먹었다. (오래전 가입했던 카페에서 어느 분이 알려준 방법)
오이지 담그는 방식은 검색해 보면 크게 소금으로 절이는 전통방식과 그 외 방식으로 나뉘던데 소금에 절여서 담는 방식은 맛이 너무 짜기도 하고 무쳐도 내 입에 맞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 쉬우면서 덜 짠 오이지를 만드는데 올해는 20개만 담가봤다. (많이 만들 때는 100개를 만들었는데 100개도 금방 먹는다)
오이지용 오이를 상처 안 나게 먼지 씻는다 생각하고 씻는다.
바구니에 올려 물기를 완전히 뺀다.
이번에는 양이 얼마 안 돼서 물 빼고 하나씩 키친타월로 닦고 말렸다.
용기 속에 김장용 봉투를 넣고 오이를 차곡차곡 쌓는다. 소금을 오이 50개당 약 800g 정도 넣는데 20개라서 대충 400 안되게 넣었다. 그 위에 식초를 200ml 부어준다.(50개 기준 400ml)
그다음 봉지를 묶고 위에 누름돌이나 그릇을 넣어 눌러준다. 누름돌이 있었는데 잊어버렸는지 없어서 집에 있는 가장 무거운 그릇을 올리고 꽉 눌리도록 뚜껑을 덮어두었다.
이제 기다리는 시간과 약간의 관심만 주면 되는데 아침, 저녁으로 아래, 위 위치를 바꿔주면서 눌리도록 하면 된다. 눌린 오이에서 서서히 물이 빠지고 물의 양이 늘면서 오이가 다 잠기게 되면 위치 바꾸기를 그만하고 5-7일 정도 그대로 더 둔다. 오이가 쭈글쭈글해질 때까지 기다리는데 식초를 넣어서 하얗게 끼는 골마지가 생기지 않는다.
그리고 건져내서 다른 통에 담고 매실액을 부어준다. 양은 오이가 살짝 잠길 정도로.
매실액은 비싸고 맛있는 것을 넣으면 좋은데 양이 은근히 많이 들어가서 시판되는 저렴한 매실액을 넣어도 괜찮다. 이번에는 오뚜기 매실액을 사서 넣었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꺼내서 들기름, 마늘, 고춧가루 넣고 무쳐서 바로 먹으면 되는데 짜지 않아서 물에 담그지 않아도 맛있다. (물에 담갔다 짜는 게 너무 귀찮은데 바로 먹을 수 있어서 좋다)
다 담가서 냉장고에 넣었더니 든든한 기분이 들었다. 양이 적은 것 같아 더 담가야 하나 싶었는데 엄마 입맛에 길들여진 둘째 꼬맹이가 오이지를 보더니 빨리 무쳐달라고 재촉을 했다.
무친 오이지는 김밥 재료로 넣어도 맛있고 여름에 입맛 없을 때 밥에 물 말아서 오이지랑만 먹어도 맛있다. (입맛이 없어야 할 텐데... 입맛이 늘 좋은 게 문제 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