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카페 안에서 (14)

김미진 소설

by 별꽃서리


"뭐죠? 저건, 달인가요?"


나 마담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늘에서 달처럼 생긴 둥근 물체가 분수 위로 서서히 다가왔다. 강한 바람 속에 빛이 강렬하게 일렁거려 눈이 부셨다. 모두들 강한 바람에 담요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분수 위를 날던 새떼와 물개, 펭귄이 둥근 물체 안으로 스르륵 빨려 들었다. 이윽고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여신'을 닮은 아름다운 모습의 여인이 허리까지 오는 금빛 머릿결에 엷고 흰 옷자락을 휘날리며 분수 속에서 나타나 둥근 물체 안으로 휘리릭, 사라졌다.


"앗! 물의 요정이닷!"


아정이 크게 소리쳤다.


"엄마얏!"


해바라기가 동영상 촬영 중 그만 놀라 뒷걸음치다 엉덩방아를 찧었다.


호기심 많은 앵두가 신기한지 푸드덕 날아올라 둥근 물체 주위를 이리저리 맴돌기 시작했다. 문이 다시 스르륵 열리더니 앵두도 물체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안 됀다, 안 돼! 앵두야! 돌아왓!"


소우주 선생이 갑자기 벌어진 일에 목이 터져라 앵두를 부르며 분수 쪽으로 뛰어가 발을 동동 굴렀다. 신영도 지켜보다 깜짝 놀라 분수 쪽으로 뛰어가며 앵두를 목청껏 불렀다. 경호도 합세했다.


"아이고, 이를 어째, 새댁, 큰일 났구먼!"


아주머니와 나는 뒤집어쓰고 있던 담요를 내팽개치고 분수 쪽으로 황급히 뛰어갔다.


"앵두얏!"


놀란 나는 눈을 치켜뜨며 외쳤다.


"앵두야!" "앵두야!"


카페 주인과 나 마담도 동시에 외쳤다.


노 작가, 기타 선생도 넋을 놓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앵두를 부르며 분수 쪽으로 뛰어갔다.


강한 바람 때문에 모두 몸이 휘청거렸다. 나는 옆에 있는 아주머니와 신영의 손을 꼭 잡았다. 신영과 아주머니도 옆 사람과 손을 힘껏 잡았다. 모두 옆에 있는 사람과 자연스레 손을 잡기 시작했다. 강강술래 놀이를 하는 것처럼 둥근 원이 만들어졌다.


"잠깐만요, 동생! 나도 함께 해요!"


테라스 쪽에서 한 사내가 옆구리에 끼고 있던 가방을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분수 쪽으로 헐레벌떡 뛰어왔다. (계속)


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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