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카페 안에서 (13)

김미진 소설

by 별꽃서리


"이런 기이한 일은 내 살다 살다 처음이네." 소우주 선생이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처음이네." 앵두가 거들었다.


"혹시 기후변화에서 오는 이상현상 아닐까요?" 노 작가가 말했다.


"제 생각도 노 작가님과 비슷합니다." 기타 선생이 꼭 쥐고 있던 기타를 처음으로 바닥에 내려놓았다.


"10년 넘게 카페를 운영했지만 오늘 같은 날은 나도 처음이에요." 카페 주인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저도 이 상황이 안 믿겨져요." 나 마담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경호와 신영은 꼭 붙어 앉아 넋을 잃고 분수 쪽을 바라보았다. 아정은 해바라기 옆에 앉아 열띤 토론 중이었다. 나 마담이 그 모습을 보더니 한마디 던졌다.


"해바라기야, 아정이 또 무슨 일을 할지 모르니 옆에 딱 붙어 있거라."


아주머니가 급히 내게 오더니 청심환을 까서 강제로 입에 넣어주었다.


"새댁, 아까부터 쭉 지켜보니까 청심환 하나 먹어야 되겠더라고, 해롭진 않으니 꼭 꼭 씹어먹어요."


아주머니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울컥, 눈물이 나려 했다. 이런 급한 상황에서도 친정엄마처럼 따뜻하다.


"모두 정신 차려요, 혹시 커피 드실 분 계신가요?" 카페 주인이 어쩔 줄 몰라하며 말했다.


"저는 카페인이 좀 필요할 것 같네요."


노 작가가 손을 번쩍 들자, 기타 선생도 손을 번쩍 들었다. 나도 카페인이 필요 할 것 같아서 손을 번쩍 들었다. 소우주 선생은 아까부터 고민에 빠진 듯 의자 주위를 왔다 갔다 했다.


"내가 다시 한번 갔다 올 테니 있어들 봐요, 앵두야, 가자!"


말을 마친 소우주 선생이 앵두를 어깨에 매달고 재빨리 분수 쪽으로 몇 발자국 옮기려 할 때, 갑자기 강한 바람과 강렬한 빛이 정원 주위를 에워쌌다. (계속)


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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