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나를 버리지 않았어
기울어진 채로도
김미진
곧게 서지 못한 날에도
시간은 나를 버리지 않았어
바람은 늘
똑바로만 불지 않고
나무는 비스듬히 자라
하늘을 태우지
넘어질 듯 기운 몸으로
하루를 건너온 나는
이미 균형을
다른 방식으로
익히는 중이야
기울어진 채로도
빛은 들어오고
그림자는
쉼의 모양을 만들지
완벽한 수평이 아니라도
살아 있음은 성립돼
오늘의 나는
무너지지 않기 위해
조금 기울어졌을 뿐
괜찮아
기울어진 채로도
여전히
여기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