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진 소설
"소우주 선생님! 앵두야!"
뜻밖에도 소우주 선생이 평소 아끼는 수컷 앵무새 앵두를 품에 안고 나타난 것이다. 앵두는 날개를 파닥거리며 소우주 선생 주위를 맴돌았다. 소우주 선생은 우비를 입었지만 비에 몽땅 젖어버려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앗! 김 선생이 여긴 웬일로!"
"앗! 김 선생!"
"앵두야, 쉿!"
김 선생을 여기서 만나다니 믿기지가 않네요. 웬만해선 집 밖을 안 나오시는 분이."
"아, 그게.. 저도 모르겠어요, 갑자기 길을 잃고 이곳에 들어왔는데..."
"선생님은 왜 집에 안 계시고. "
"아, 이 녀석이 자꾸 산책하자고 떼를 써서 나왔다가. "
"참 이상한 일도 다 있네. 좀 전에 바람의 언덕에 있을 때만 해도 비가 안 왔는데, 오다 보니 여기만 비가 오고 있어요. 국지성 호우 같은데... 김 선생 지금 당장 이곳을 빠져나갑시다!"
"그게 저기, 소우주 선생님, 남자 네 분이 전기가 갑작스레 나가는 바람에 배전함에 갔는데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어서요, 그분들이 오셔야만 해요."
"아, 그래요?"
"네, 한 시간이 지났는데 불이 안 오는 걸 보니 아직 해결을 못한 거 같아요..."
"아, 어쩐다, 아무래도 내가 가봐야겠군. 전기라면 나도 좀 만질 줄 알아요. "
소우주 선생은 어두운 카페 내부를 휘, 휘 둘러보다 신영과 아주머니를 알아채곤 꾸벅, 구십도 인사를 한다.
"아하, 이거야 원! 숙녀분들만 놔두고 모두 가버리다니, 쯧쯧."
소우주 선생은 얼쭘히 서있는 우리 셋을 바라보더니 잠시 고민에 빠진 듯 인상을 잔뜩 구기며 왔다 갔다 한다.
앵두야, 아빠는 잠시 배전함에 갔다 올 테니 숙녀분들 잘 지키고 있어라!
앵두가 깜짝 놀라 파란 날개를 파닥거리며 외쳐댄다. "아빠! 아빠!"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