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진 소설
모두 테라스에 모여 분수 위를 날고 있는 새떼를 보며 웅성거렸다. 나 마담과 카페 주인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왔다 갔다 하며 분주히 탁자와 의자를 마련했다.
카페 주인이 "저를 도와주실 분 계신가요?"하고 외치자 경호와 신영이 동시에 손을 번쩍 들었다. 세 사람이 카페 안으로 사라지고 나자 모두 의자에 엉거주춤 앉아 분수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새댁, 괜찮아요?" 아주머니가 내 어깨를 흔들었다.
"예? 예.." 내가 잠시 정신이 나갔었나 보다.
아주머니는 노 작가 곁으로 다가가더니 "선생님, 괜찮으세요" 하고 물었다. 노 작가가 괜찮다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번엔 소우주 선생께로 가더니 괜찮냐고 물었다. 소우주 선생이 히죽 웃으며 "나는 아주 괜찮아요!" 하고 말했다. 앵두가 "괜찮아!" 하고 맞장구쳤다. 옆에 있던 기타를 든 남자도 괜찮다며 선수 쳤다.
밤공기가 차게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몸이 떨렸다. 한참 후 카페 주인이 어묵탕을 한솥 끓여가지고 나타났다. 경호와 신영도 물과 술, 음료 등을 가지고 뒤따랐다.
"선생님들! 오늘 많이 힘드실 텐데 어묵탕으로 몸 좀 녹이시고, 방도 여러 개 있으니까 주무시고 날이 밝으면 집으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카페 주인이 그릇마다 뜨끈한 어묵탕을 퍼담으며 말했다.
"저도 도울게요!"
누군가 소리치는 쪽으로 돌아보니 노란 멜빵바지에 흰 티를 걸친 아가씨가 급히 뛰어오다가 데구르르 굴렀다. 나도 모르게 쿡, 웃음이 터졌다. 노랗게 물들인 짧은 파마머리에 하는 행동이 왠지 소우주 선생과 닮아 보였다. 아정아! 나 마담이 크게 소리쳤다. 아정은 별 일 아니라는 듯 벌떡 일어나 옷을 털며 나 마담을 향해 히죽 웃었다. 카페 주인 곁에서 아정은 어묵탕을 날랐다. 생글생글 웃으며 내게도 어묵탕을 건네주며 꾸벅 인사를 했다. 앵두가 신기한지 소우주 선생 무릎에 딱 달라붙어 자꾸 아정을 쳐다보았다.
카페 주인이 다시 한번 갔다 와야 한다며 경호와 신영, 아정을 데리고 건물 안으로 사라졌다. 따끈한 국물이 몸속이 들어가니 덜 떨린다. 카페 주인의 친절이 고맙게 느껴졌다. 나 마담은 한 사람 한 사람 필요한 걸 챙겨주면서도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카페 주인을 따라 세 사람이 양손에 담요를 들고 나타났다.
"선생님들, 밤바람이 차니 이걸 어깨에 걸치십시오!"
카페 주인이 담요를 건넸다. 담요를 어깨에 걸치려는 순간 아주머니가 소리쳤다.
"에구머니나! 저건 물개 아니에요?" 아주머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와! 저기 뭐가 또 있어요!" 신영이 소리쳤다.
담요를 어깨에 걸친 모두의 시선이 분수 쪽으로 쏠렸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