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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시민 Jul 19. 2024

결국 다시 되돌아가기.

부산에서 (2016)

올해 3월에 3년을 걸쳐했던 프리랜서 일을 그만두고 지금까지 쭉 쉬고 있다. 벌써 4~5달이 흘러버린 시간 속에서 나는 계속 방황하며 지냈지만 결국 되돌아갈 수밖에 없구나를 느끼고 있었다. 프리랜서를 다시 하기로 마음먹었고 또 멈추더라도, 지금은 해보자는 마음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수입이 어느 곳에서도 나오지 않은 채로 아끼며 살아간다고 해도 결국 통장은 줄어나가는 것 밖에 없었고 내가 이런 고민 저런 고민을 한다고 해서 해결해 주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정말 월든 책처럼 모든 걸 다 포기하고 땅 위에 집을 짓고 살지 않는 이상 돈은 분명 벌어야 했다. 다 포기하고 갈 땅도 없었다. 이상도 없었고 현실도 없었다. 돈을 벌어서 나의 기반을 채우는 일이 정답이었다.


사고 싶은 책을 사더라도 10번도 고민하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고, 친구와 만남에도 돈을 신경 쓰고 밖에서 사 먹는 모든 것들을 다 신경 써야 한다는 사실이 정말 괴로운 것이었다. 외면하였지만 직면해야 할 문제들은 나의 삶을 지탱할 바탕을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였다. 자아 실현과 물질적인 삶의 간극이 생기는 게 당연하였고 채울 수 없는 일이었다. 


프리랜서 일을 한다고 해서 다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도 하지 않지만, 10만 원이라도 벌 수 있다면 하는 초심의 마음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많이 힘들었고 괴로웠지만 10만 원의 소중함을 너무나 잊고 살았다. 프리랜서에게는 1만 원도 벌어가기가 힘든 현실이라는 걸, 오래 쉬어보니 눈에 들어왔다. 힘들다고 다 던졌지만 왜 사람들이 버티고 서있는지 알 수 있었다. 다 던지고 나온 현실이 더 힘들고 괴로웠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는 진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해야 할 일들이 꽤 있었고 하고 싶은 일들이 구체적이게 되어, 여유를 가지고 하려고 한다. 글을 쓰고 책을 읽고 공부도 하면서 돈을 벌고 시간과 돈을 다져놔야 할 때였다. 더 이상, 힘들다고 물러설 곳은 없기 때문에 해야만 하였다. 대신 천천히 적게 하려고 한다. 일을 벌여놓을 때는 너무 벌려놓아서 다 던져 버리고 나올 때가 많아서, 적당히 틈을 가지고 할 수 있도록 계속 나를 다그치고 정신 차리게 해야 했다.


앞으로 프리랜서의 삶을 적어보기도 하고 돈을 벌면서 여행도 많이 다니면서 다양한 사진과 삶을 찍으며 지내고 싶다. 지난 3년 동안의 프리랜서의 삶은 그냥 돈만 일단 벌어놓자였고 여행은 가족들과의 휴가 정도일 뿐, 돈이 아깝고 못쓰겠어서 묻어둔 시간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사진을 찍으면서 더 많은 걸 보고 다양한 소재거리를 쓸 수 있도록 경험들을 이제는 해야 할 것 같다. 방 안의 프리랜서가 아닌 방 밖을 벗어난 프리랜서로 거듭나려고 한다. 2024년 후반기는 더 알차고 활기차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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