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 라이프] 그 이름은 미련

by SEO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했다.

상당히 많은 물건들을 정리했다.


처음 비우고 싶었던 것은 다름 아닌 패션 잡지.

쌓이다 보면 지식만큼이나 무게도 무시 못 하는 것이

종이 잡지라서 처리하려고 굳은 의지를 가지고 정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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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관련 학과를 거쳐 대학원까지 진학하면서

패션 잡지에 진심이었던 나는 온라인 기반의 잡지부터

종이로 된 잡지들을 구독해서 읽었다.


그것이 나에게 놀이이자 쉼이었고, 행복이었다.


하지만 쌓일 때로 쌓여 먼지와 함께 나를 노려 보고 있으니 1순위로 처리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


이미 다 본 것들이라서 그리고 큰마음 먹고산 랩탑에 즐겨찾기로 정리해 놓은 사이트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내용들이라서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나눔 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에서는 보그 잡지가 전부이지만 여러 매체의 잡지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양이 상당했다.

(거의 교보문고..?)


보그를 포함해 더블유 코리아, 지큐, 얼루어, 마리 끌레르, 에스콰이어.. 그리고 제일 좋아하는 B 매거진까지.(B 매거진은 아직 나눔을 하지 못했다. 아마 읽고 나서 그 브랜드들의 철학이나 내용이 지인들에게 필요하면 선물할 것 같다.)


플랫폼은 당근 마켓을 이용했고 거주 지역이 서울에서 사람들이 제일 많이 오고 가는 곳이라 나눔은 쉽게 됐다.


보내기 전 하나하나 보면서 추억에 잠겨 잠시 이별하는 시간을 가졌고, 생각보다 떠나보내는 게 쉽지 않았다.


잡지는 나에게 있어 미련이었다.

패션을 좋아하는 나에게 잡지의 크레딧에 나오는 사람들과 인터뷰 대상, 그리고 화보에 나오는 모델들과 브랜드까지 모든 게 동경의 대상이었고 적어도 잡지를 사서 읽는 그 순간은 나도 그들과 같은 동족(?)이 된 것 같아 내심 기특하고 뿌듯함을 느꼈다. 그래서 더 읽고 모으고 또 모았던 것 같다.


잡지를 처분했다고 해서 포기를 하는 것이 아닌 더 정확하게는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그들을 동경하고 지지하고 스스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았기에 이제는 잡지에 쌓아둔 미련을 훌훌 털어버리려고 한다.


그렇게 더 좋은 사람들에게 보냈다.


잡지는 또 사서 읽겠지만, 더 신중한 선택을 하는 나를 기대하며 오늘도 그렇게 비워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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