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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ubu Nov 21. 2023

두려움의 근원

려움의 근원은 미지에 있다고 한다. 이는 진화생물학적인 설명과도 일치하는데, 모르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느끼도록 진화해 왔다는 설명이다. 학의 일반적인 해석일 뿐이기에 정확성을 100% 담보할 수는 없겠지만, 충분히 고개가 끄덕여지는 해석이 아닐까 싶다. 두려움의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결국 가장 큰 이유는 '몰라서'라는 얘기다.


예를 들어 어둠이 두려운 이유는 보이지 않기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귀신이나 죽음이 두려운 이유도 우리가 그에 대해 모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두려움을 느끼게 되면 그 증상은 불안감으로 나타나고, 다음으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상상이 이어진다. 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인 셈이다. 하지만 이런 상상은 대개 불안을 해소하는 데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불안을 증폭시키는 경우가 많다. 무서운 상상이 한 번 들기 시작하면 알고 있는 무서운 이야기들이 계속 떠오르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방법은 상상을 멈추고 직접 부딪히고 경험하여 알아감으로써 미지를 해소하는 것이다. 상상만으로는 미지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함께 살아온 가족, 오래 알고 지낸 친구, 사권 지 오래된 연인과의 관계에서 불안함을 느끼게 된다면, 그 이유 역시 결국 타인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을 깨닫는 데에서 오는 두려움 때문일 거다. '이 사람에 대해 잘 모르던 부분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때 두려움이 찾아온다는 의미다. 이 때도 마찬가지로 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상상해 봐야 불안만 커져갈 뿐이다. 결국 좋은 방법은 그러한 상상을 멈추고 직접 부딪히고 경험하여 그 사람에 대해 좀 더 알아가는 것이다. 타인을 정확히 알 수는 없어도 더 많이 알 수는 있을 테니까.


혹시 타인과의 관계에서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가? 그것은 관계의 두려움에 대한 증상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관계를 단절할 생각이 아니라면, 서로가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건 아닐까? 미지에서 오는 두려움은 분명 앎으로써 극복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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