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따기를 취미로 삼자 돌아온 건 의외의 시선들이었다..
내가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다양한 분야에 도전할 때마다, 어김없이 주변에서는 이런 말들이 들려왔다. 전공 하나만 깊이 파야지. "한 우물도 부족한 세상에, 왜 쓸데없는 데 시간을 낭비하니? 그 돈이면 차라리 더 중요한 데 쓰겠다."
그들은 마치 나를 걱정하는 척하면서도, 현실적인 충고라는 이름 아래 내 선택과 성장을 은근히 폄하하곤 했다. 그 말들이 때로는 나의 의욕을 꺾기도 했지만, 나는 스스로를 되묻곤 했다. 정말 한 우물만 파는 것이 정답일까? 새로운 분야를 경험하고 배우는 일이 ‘쓸데없는 짓’일까?
내게 자격증은 단순한 종이 한 장이 아니다. 그 분야를 깊이 경험해 보고, 내 호기심을 구체적인 형태로 실현한 흔적이다. 그 과정에서 얻은 집중력, 인내심, 그리고 작은 성취감은 나를 한층 더 성장시켰다. 내가 선택한 방식이 남들과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은 아니다.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배우고, 나아가고 있다.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대학 진학률 1위를 자랑한다. 국민 대부분이 글을 읽고 쓰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줄 안다. 평균 학력 수준이 높고, 대학 진학률이 높다는 것은 곧 많은 이들이 오랜 시간 공부하며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준비해 왔다는 뜻이다.
우리는 초·중·고 12년, 대학 4년까지 무려 16년이라는 긴 시간을 ‘공부’에 투자한 뒤 사회에 진출한다. 남성이라면 군 복무까지 포함해 26살, 27살이 되어서야 겨우 출발선에 선다.
그러나 그렇게 오랜 시간 배웠음에도 대다수의 청년들은 여전히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고 있다. 진로를 정하지 못한 채, 방향 없이 표류한다. 결국 주변에서 가라는 방향으로, 남들이 가는 길에 묻어가는 선택을 반복한다. 청년 실업률은 극악이고, 경제 상황은 청년에게 가혹하다.
이 지점에서 나는 묻고 싶다.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그렇게 오래 공부한 것일까?
한국 교육은 탐색보단 선택을 강요한다. 학생이 자신을 알아갈 시간보다 빠른 진로 결정이 우선시 되는 것이다. 그렇게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중·고등학생 시절부터 “너는 문과야, 이과야”, “전문대냐 4년 제냐”와 같은 일방적인 갈림길에 학생들을 내세운다. 다양한 경험보단, 한 방향으로 학생들을 몰아가는 학교의 교육 정책을 나는 비판하고 싶다.
결국 현재의 청년들이 진로에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반항하는 이유는, 진짜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모른 채 직업과 전공을 선택하게 되고, 이후 되돌이표처럼 돌아가는 삶에 대한 후회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쯤에서 어른들에 ‘한 우물만 파라'라는 낡은 성공 공식을 다시 묻고 싶다. 자기 분야의 전문성을 갖는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사실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분야 하나만을 파는 것이 맞다. 다만 현대의 한국 사회는 직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융합 능력과 적응력이 더 중요한 시대다.
다방면으로 배우는 것을, 한 가지에 집중하지 못함, 혹은 비효율로 보는 어른들의 시선들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싶다.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고, 필요할 때 방향을 바꾸는 유연성이 강점인 시대인데도 불구하고 한국은 여전히 전공 = 정체성이라는 낡은 고정관념에 머물러있다.
비용과 결과 중심인 효율주의는 나의 자격증 취득 취미를 비판하기에 충분했다. 돈이 되냐, 안되냐를 1순위로 고려하다 보니, 개인의 흥미나 성장은 뒷전이고 오로지 결과물(스펙, 연봉 등) 만을 보려 한다. 그래서 “자격증 여러 개? 쓸모없잖아, 시간 낭비인 취미다.” 등 나의 자발적 탐구나 열정은 늘 비효율로 취급되었다.
하지만 자격증은 내게 호기심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의 도구였고, 한 분야를 짧게라도 경험해 보며 나를 알아가는 수단이었다. 그 안에서 나의 인내심, 집중력, 자기 통제력은 분명히 성장했다. 그 어떤 것도 쓸모없지 않았다.
나는 아직도 내 ‘하나’를 찾는 중이다. 그리고 그건 당연하다. 꽃은 각자 개화의 시기가 다르다. 누군가가 5월에 피는 꽃이라면, 누군가는 11월에 피는 꽃이 될 수도 있다. 각자의 성공, 성장시기가 다 다를 뿐이다.
그러니 나는 말하고 싶다. 하나만 해라? 그 하나를 고르기까지가 지옥이다. 그 선택을 제대로 하기 위해, 나는 지금도 다양한 길을 걸어보고 나아가고 있다. 나의 자격증 취득은, 그 모든 선택과 방향의 기록이었고, 그 기록은 나만의 인생 스토리를 만드는데 구성해 준 다양한 퍼즐 조각이 된다.
[ 전 글: 자격증 따기가 취미가 된 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