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스물셋의 인생철학

단순한 호기심에 취득했던 자격증이 취업에 연결고리가 되다.

by 열정 세훈

나는 어릴 적부터 이른바 밀덕(밀리터리 덕후)였다. 총기와 군용 장비, 군인의 삶을 동경하며 자랐고, 부모님을 졸라 비비탄 총이라 불리는 에어소프트건을 구매하고, 각종 군인 용품을 수집했다. 그리고 이 열정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어느 순간 나를 대한민국에서 합법적으로 총기를 보유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 이끌었다.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수렵면허 취득’이었다. 대한민국에서 총기를 합법적으로 다루기 위해선 수렵면허 1종을 취득해야 한다. 석궁이나 활을 사용하는 2종과 달리, 1종은 엽총을 활용한 사냥까지 가능하다. 성인이 되자마자 나는 바로 수렵면허 시험을 준비했고, 성공적으로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취득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집 근처 공항의 조류충돌예방팀에서 공석이 생겼다며 취업 제안이 온 것이다.


조류충돌예방팀은 일명 ‘버드 스트라이크’를 예방하는 임무를 맡는다. 비행기가 이 착륙할 때 새와 충돌해 발생하는 사고를 사전에 막는 것이다. 이 임무는 실제로 총을 들고 활주로에서 새를 쫓는 업무를 포함하고 있었다.


나에게는 최고의 제안이었다. 총을 좋아하고, 익스트림한 현장을 선호하는 내게 활주로는 단지 직장이 아니라 어릴 적 꿈이 현실이 되는 장소였다. 그렇게 나는 공항으로 첫 출근을 했고, 실제 엽총을 지급받아 합법적으로 총기를 소유하는 꿈을 이루게 되었다. 물론 총기는 집에 보관할 수 없고, 경찰서 무기고에 보관되며 철저히 관리된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한 자격증 취득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취업의 연결고리가 된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삶은 언제 어디서 기회가 연결될지, 그 고리가 무엇으로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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