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한 자아

함께 살기 위해 비대해진 자아를 줄여야 한다.

by 보름달

가끔 아직 젊은(어린?) 딸들에게 새로운 용어를 배운다. 엄마의 MZ을 책임져야 한다는 마음 때문인지 아니면 엄마가 꼰대가 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얼마 전, 둘째가 "비대한 자아"라는 표현을 알려주었다. 뜻을 말하지 않아도 순간 '아~'소리가 절로 나온다. 자의식 과잉이라는 표현보다 더 와닿았다. '자아 비대증'이라고도 하는데 그 뜻을 보면 다음과 같다.

‘자아 비대증(Ego Hypertrophy)’이란 자신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자기중심적인 망상을 경험하는 심리적 상태로, 비대해진 자아를 유지하기 위해 타인을 깎아내리는 것이 특징이다.
출처 : 뉴스앤잡(http://www.newsnjob.com)

그 특징으로는 자신의 의견만 항상 옳다고 믿고 비판을 개인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당연히 타인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며 자신과 다른 타인의 감정이나 의도는 왜곡해서 과민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자기만 옳기 때문에 자기와 다르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타인의 언행을 가차 없이 비난한다. 비판이 아닌 비난을 시작으로 혐오의 감정까지 드러내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들은 성장을 멈추었다. 이기적인 것과 또 다른 느낌으로 이들의 행보는 무섭기까지 하다.


언제부터인지 아이들에게 하는 잔소리가 달라졌다.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말 대신, '너만 중한 것이 아니다. 네가 중하면 네 옆에 친구도 중하다.'라 강조한다. 거기에 덧붙여 '자기 객관화'가 필요하다고 한다. 잔소리 내용이 완전 바뀌었음에도 자아 비대증과 연결 짓지 못했다. 그냥 요즘 아이들은 왜 그리 자기 객관화가 안되는가 그냥 답답했다. 왜 그리 자기는 다 잘한다고 생각하며 교사의 잔소리에 상처받는가. 혼내면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삐치거나 당황하고 민망해한다. 어떤 아이는 눈앞에서의 상황을 보고 잔소리해도 자기는 그런 적이 없다고 한다. 거짓말이 아니다, 정말 자신의 행동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자신은 잘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일 뿐. 가정에서 인정받고 대접받기 때문일까. 부족함을 느끼기도 전에 채워지는 환경에서 노력하지 않아도, 무엇을 하지 않아도 존재 자체로만 인정받기 때문일까. 그래서 속된 말로 다른 사람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것일까.


비대한 자아를 가진 아이들을 만나면서 이들의 세상이 걱정된다. 어떻게 어우러져서 살 것인가. 서로를 차갑게 바라보며 어떤 상황에서도 굳이 견딜 필요를 느끼지 않으며 다른 인간 위에 항상 군림하고자 하는데 어찌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맺겠는가. 사실 이런 아이들의 마음에 닿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수없이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어떻게 하면 그들이 자아의 크기를 정상 범위로 돌리고 타인을 인정하고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익히게 할지를. 참 어렵다.


자기를 충분히 들여다보고 고민하면서 사랑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렇지만 자기만 보는 것을 넘어서서 주변을 돌아보게 만들어야 나와 타인을 비교하면서 다름을 인정하고 고칠 것은 고치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가기 위해 자기 객관화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아이들이 건강하게 스스로를 사랑하고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서로 조율하는 힘을 길러 가면 좋겠다.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곳이기에. 서로 배우고 이해하며 성장하길 간절히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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