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행복하게 오래도록 살기 위해서는 서로를 위해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이것을 알려주는 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반려동물에게 가르쳐 주는 많은 교육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교육이 아마 배변교육이 아닐까 싶다. 일반적으로는 반려견의 교육적기는 생후 2개월부터 4개월 전후라고 알려져 있다. 이 시기는 사회화시기이기도 하여 정상적인 부모견과 함께하는 자견들은 자연스럽게 부모견으로부터 가정교육을 받는 시기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반려문화를 보았을 때 그런 가정은 흔하지 않고 보통은 이 시기에 자견의 분양이 이루어지는 시기이다 보니 인위적인 사회화교육과 더불어 예절교육이 필요한 시기이고, 그 어느 시기보다도 교육의 효율이 좋은 시기이다.
깜순이가 우리 집에 왔을 때는 이미 생후 8개월로 교육적기를 놓친 후였다. 게다가 깜순이는 살면서 교육이라는 걸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백지 같은 아이였기에 배변교육이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고 단단히 마음을 먹었었다.
집에 온 첫날, 아주 당연하게도 이리저리 냄새를 맡으며 여기저기에 소변을 보았고, 거실 한복판을 빙빙 돌다 변을 보았다. 배변교육은 함께 살기 위한 최소한의 교육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곧장 교육에 들어갔다. 아주 어린 강아지였다면 아마 새로운 집에 와서 적응하는 기간을 가졌겠지만, 깜순이는 꽤 컸고, 빠르게 교육하지 않으면 점점 더 교육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배변교육은 배변방법에 따라서 산책배변, 배변판배변, 화장실배변 등으로 나뉘는데 반려인이 편한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나의 목표는 '화장실 배변'이었다.
어떤 교육이든 교육 전에 교육기간을 설정하는 것이 좋은데, 배변교육의 기간은 한 달 정도가 일반적이지만 짧으면 보름 전에 효과를 보기도 하고, 길어지면 6개월 이상의 교육기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깜순이는 이미 교육적기를 놓쳤고 이전에 그 어떤 교육도 받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배변교육 기간을 한 달로 잡고 교육을 시작했다.
배변교육방법은 인터넷이나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아주 많이 소개되고 있는데 그중에 가장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 배변패드를 넓은 영역에 깔아놓고 조금씩 배변패드의 영역을 줄이면서 패드 위에 배변을 유도하고, 이 패드의 위치를 원하는 곳으로 조금씩 이동하여 원하는 장소에서 배변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방법이다.
깜순이 역시 이 방법을 이용하여 교육을 시작하였고 이틀여만에 실수 없이 한 장의 패드 위에 배변을 하였다. 그다음에는 배변패드의 위치를 조금씩 화장실 쪽으로 옮겨가면서 교육을 진행하였는데 배변패드를 화장실 안에 놓고 배변을 유도하자 자꾸만 화장실 문 앞에 놓인 발매트 위에 배변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두 번째 방법으로 발매트를 치우고 화장실 문 앞에 운동장을 설치했다. 깜순이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화장실 문 앞과 화장실 뿐이었다. 일주일정도 그런 생활을 한 끝에 깜순이는 화장실 안에 놓아둔 배변패드에 실수 없이 배변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울타리와 배변패드를 치우자 바닥이 타일로 된 모든 공간에서 배변을 하기 시작했다. 화장실에서만 배변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깜순이의 소변을 닦은 휴지를 화장실에 던져놨다. 화장실에서 깜순이 소변 냄새가 진동을 했지만 꾹 참고 3일 정도가 지나자 깜순이는 휴지에서 나는 본인의 소변 냄새를 맡고는 화장실 배변을 완벽하게 했다. 배변교육을 시작한 지 2주 만의 쾌거였다.
이 교육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혼내지 않는 것이다. 원하지 않는 곳에 배변을 했을 때에는 그냥 깨끗하게 닦고, 만약 원하지 않는 곳에 배변을 하려고 하는 것을 발견했다면 재빨리 들어서 배변장소에 내려놓고 그곳에서 배변을 하는 것을 확인한다. 그리고 스스로 정해진 배변장소에서 배변을 했을 때에서 충분한 칭찬과 보상을 한다.
이 외에도 배변교육의 방법은 조금만 찾아보면 수많은 방법이 소개되고 있기 때문에 내가 했던 방법이 꼭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반려인의 반려견에 대한 이해와 관심, 그리고 공부를 통한 적절한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길지 않은 시간 내에 원하는 교육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반려동물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똑똑하고 영특해서 교육을 통해 언제든 잘못된 행동을 교정해 줄 수 있다. 교육 적기를 놓쳤다고 해서 포기할 필요는 없다.
함께 산다는 건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적정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관계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쾌적하게 살기 위해서는 깜순이가 화장실배변을 해주는 것이 중요했다. 그리고 식탐이 많아 자유급식이 안 되는 깜순이를 위해서 나는 깜순이의 정해진 밥시간에 정해진 양의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했다. 우리가 함께 평화롭게 사는데 필요한 것은 그 정도면 충분했다.
사회화교육이니 기본교육이니 하면서 반려견에게 굉장히 많은 교육을 시키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이런 교육들의 필요성과 효용성에 대해 조금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주 기본적인 교육을 제외하고, '돌아', '빵야', '짖어', '물어' 등의 훈련이 과연 대부분 소형견종인 반려견에게 어떠한 필요가 있을까? 깜순이에게 '돌아'나 '빵야'같은 개인기가 있다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는 좋겠지만 수 시간 반복적으로 개인기를 교육하는 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저울질해 볼 때 굳이 이런 것들을 가르쳐서 타인에게 보여주는 일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의미가 있는 일일까. 그저 자연스럽게 공존할 수 있는 삶이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