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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정운 Jun 17. 2021

90년생 이야기

제주도로 도망간 백수, 그리고 한 달이라는 시간



I was a car


 저녁에 나와 함덕을 돌다 보니 배가 고파진다. 주위에 흑돼지, 한정식 등 가게는 많은데 1인분은 팔지 않아 혼자 먹을 곳을 찾아보지만  마땅치 않다. 그리고 뭔가 사람하고 대화를 하고 싶다. 혼자 여행하다 보니 심심하다기보다는 말이 하고 싶은 느낌? (뭔지 아시나요?)


 당근에 밥친구 구하려고 올려봐도 아무도 연락이 없고 컵라면 같은 건 먹기 싫은데... 그러다 해변 끝 흑돼지 집 바로 옆 해변 끝에서 혼자 사진 찍고 있는 분이 보였다.


 흑돼지 집 근처에서... 혼자..? 시그널이 왔다. 사심 5%, 흑돼지 95%로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혹시 저녁 안 드셨으면 같이 저녁 드실래요?" 

 

 "......."

 "죄송해요. 저녁 약속이 있어서요." 


  10초 컷... 오늘은 누군가와 밥 먹으며 떠들고 싶었는데 아쉬운 발걸음을 숙소로 돌린다. 숙소 가는 길에 수제 버거와 제주 수제 맥주를 파는 펍이 있어 검색을 해본다.


 구글 리뷰에 외국인만 리뷰를 달아놔서 보니 향수병에 걸린 미국인을 위한 합리적인 가격의 환상적인 햄버거라고 적혀 있다. (진짜 알렉스가 이렇게 적었어요, 과장 x)


 제주 수제 맥주가 궁금하기도 하고 버거와 맥주 세트, 그리고 제주 수제 맥주를 바로 한잔 주문했다. 와 버거는 진짜 미국에서 먹은 버거 맛이랑 비슷한 맛이 난다. 진짜 맛있다 빵도 괜찮고 패티랑 내용물도 굿굿!!

 

함덕 수제 햄버거 세트



 문제는 제주 수제 맥주... 일반 생맥주보다 2천 원이나 비싼 제주 수제 맥주는 솔직히 별로였다. 내가 고른 종류만 그랬을 수도 있는데 맥주에 물 타고 한라봉 향만 나게 한 느낌? 캔맥주 2배 가격인데 대실패...ㅠㅠ


 뭔가 조금 아쉬운 저녁을 보내고 숙소로 돌아와 다음 숙소를 찾아본다. 조금 불편해도 사람들이랑 떠들고 싶어 게스트하우스를 찾아보니 산방산에 있는 게스트하우스가 평도 괜찮고, 파티 없는 그냥 조용히 쉬다가는 곳이라 바로 예약 완료!

 

 3일 후가 기다려진다.




비자림 


  아침 일찍 출발한 비자림... 이렇게 유명한 곳인지 몰랐다. 주위에 가볼 만한 곳은 거의 다 가봐서 이제 어디 가볼까 하다 찾아본 작은 숲. 사람이 많이 찾는 곳이란 걸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 인파를 만날 줄은...


비자림 입구 매표소

 


토요일이라 그런 건지 아침 일찍부터 오신 어르신, 가족들이 많이 있었다. 난 작은 숲이라고 해서 새소리 들으며 천천히 나무와 꽃들을 구경할 수 있는 그런 곳이라고 생각하고 왔는데. 갑자기 단체관광 분위기...


  하루 입장 1,300명으로 관리한다고 알고 갔는데, 시간마다 나눠 놓는 게 아니고 그냥 1,300명이 표를 사면 입장을 제한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래서 아침 일찍 사람이 몰린 듯, 이럴 거면 왜....?)


 그래도 마스크 쓰고 있으니 괜찮겠지 하고, 숲으로 들어갔다. 내가 생각한 조용한 숲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힐링하기는 괜찮았다. 공기가 좋다고 마스크 벗고 크게 숨을 쉬고 있는 아저씨 아줌마들을 보기 전까진...


 남을 배려하지 못하고 기본도 지키기 못하는 사람들은 진짜 지능의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저러면서 하하호호 웃고 떠들고 있는 걸 보니 어휴... 저 꼴들을 더 보기 싫어 그냥 한 바퀴만 딱 돌고 나왔다. 


 후... 밥이나 먹어야지.


 


 솔직 한 후기 : 근처에 동선이 맞으면 모르겠는데, 굳이 여기까지 찾아 올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제주에 다른 좋은 숲과 오름들이 많이 있으니 동선에 맞는 곳을 가시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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