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과 애완견의 '그날'

by 진원

사건의 잔혹성에 비해 크게 알려지지 않은 한 사건이 있다. 2024년 3월 일어난 '김포 반려견 유기 사건'. 데이트폭력, 스토킹, 동물 학대가 모두 합쳐진 끔찍한 사건이었다.

ChatGPT Image 2025년 9월 2일 오전 11_33_53.png

취재의 시작은 한 인스타그램 게시물이었다. 동물 학대를 막기 위해 모인 민간단체인 '학대견을 돕는 사람들의 모임', 일명 학사모 측에서 올린 이 사건에 대한 내용은 사람들에게 퍼졌고, 분노한 사람들의 반응들이 끓어오르고 있었다. 나 또한 이 게시물을 접한 후, 학사모 측에게 사건 내용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렸다.


남자친구의 집착에 가까운 사랑, 그에 지쳐버린 여자친구는 어머니의 도움으로 집착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 후에도 계속해서 연락을 시도하는 남자친구에게 그녀는 이별을 통보하였고, 비극의 정점이 시작되었다.


자칫하면 여자친구에게 향할 수 있던 그의 분노는 애꿎은 애완견 '제니'에게로 향했고, 그렇게 한 작은 생명은 우리의 곁을 떠났다. 그가 첨부했던 사진을 보면 제니는 살아 숨 쉬고 있는 채로 종량제 봉투 안에 넣어졌고, 그대로 사망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그 이후에 경찰에게 유기 장소를 계속해서 바꿔서 알려주는 등, 수사에 혼선을 빚게 한 남자친구. 결국 이미 수거가 되어버려 반려견 '제니'의 마지막은 볼 수도 없게 되어버렸다.


최근 데이트폭력 관련 사건이 급증했다. 이러한 연인 간에 벌어진 비극을 해결하기 위한 제도는 아직까지도 제자리걸음이다. 일단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시민들의 시선이다. 실제로 여러 사건의 댓글 중에선 '애초부터 (피해자)가 사람을 잘 봤어야 했다.' '(피해자)가 좀 (가해자)에게 못 살게 굴지 않았을까?'와 같은 피해자를 탓하는 시선들의 댓글이 많이 보인다.


가해자의 범행을 피해자의 탓으로 돌려버리는 1차원적인 시선으론 사건의 본질에 닿을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린 여러 사건들의 이면을 여러 방면으로 바라보아야 하고, 그에 맞는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얼마나 더 많은 생명들이 죽어가야 해결이 될지, 지켜봐야 한다.


당시 작성했던 기사

https://youthpress.net/xe/kypnews_article_society/697452

(기사에 심약자 분들은 보기 힘들 수 있는 반려견의 마지막 사진이 첨부되어 있습니다. 그 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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