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그랬다.
어딘가로는 가야 한다고.
그게 언제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 일이 일어났고
정신을 차렸을 때
비행기는 이미 지구 반대편을 향하고 있었다.
병상에는 한 노인이 누워 있었고,
그 곁에는 청년이 손을 꼭 쥐고 있다.
호흡기를 낀 노인
온 힘을 다해 입꼬리를 일그리고 있다.
청년은
숨을 멎은 채 한 참을 바라보고 있다.
이내,
청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처참하게.
그는 바닥을 있는 힘껏 내려쳤고,
머리카락을 움켜쥔 손에서 땀이 배어 나왔다.
그 순간,
무슨 말을 들었을까.
시간이 흘러
청년은 노인이 되었고
노인은 다시 청년이 되었다.
그는
지구 반대편을 향하는 비행기에
조용히 몸을 싣고 있다.
언젠가는 그랬다.
어딘가로는 가야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