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적으로

by 생각곰



카페에 가면, 늘 플랫화이트만 마시게 된다.

새로운 메뉴들을 보더라도,

습관처럼 플랫화이트를 주문한다.


카페 라떼보다는 플랫화이트를 선호하며,

아이스 커피보다는 따듯한 커피를 좋아한다.


얼음이 녹아,

밍밍해지는 커피

나로서는 용납되지 않기 때문이다.



유난히 뜨거운 여름,

계절이 정반대인 뉴질랜드로 떠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너무나도 뜨거운 여름,

너무나도 뜨거운 사람들.

그 곳에 지쳤다.


수천 키로 떨어진 이 곳.

서로에게 그다지 관심 없어 보이는 뉴질랜드.

그 곳에서도 한적한 시골 카페.

홀린듯 가게에 들어갔다.


이 곳에서도 역시나,

습관적으로 플랫화이트를 시켜


아무도 가지 않을 법한 구석 자리에서

조용히 책을 읽었다.


카페 안에 퍼지는 구수한 원두 향,

적막한 공기 속 울리는 스팀 소리,

거품을 털어내는 묵직한 내려침.


모든것이 조용히 어우러질 즈음,

나의 플랫화이트가 도착했다.


"플랫화이트 좋아해?"

"무척이나"

"플랫화이트 본고장에 온 것을 환영해!"


몰랐다.


입안에 달라 붙는 듯한 우유의 질감,

사이사이 밀려드는 커피의 씁쓸함,

먹은 후 느껴지는 입안 전체의 담백함.

그 모든 것이 플랫화이트를 좋아하게 만든다.


그리고 지금,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 커피의 '본고장'에 와 있다.


좋아하다보니 자주 찾게 되고,

좋아하다보니 자주 입 밖으로 부르고,

그렇게 습관적으로

좋아하다보니

이렇게 계절이 반대인 곳으로,

수 천 킬로미터 떨어진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


나중에 궁금해 찾아보니,

플랫화이트의 유래를 호주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뉴질랜드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


둘 중 뭐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나는, 뉴질랜드라고 믿기로 했다.


그 뒤로는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더 자주 보려하고,

더 자주 입밖으로 부르기로 했다.


그저, 또 한번 운명처럼

내게 다가와 주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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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화이트와 머핀
KakaoTalk_20250721_144531922.jpg 플랫화이트와 스콘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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