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으로 향하는 뱃길이었다.
아무도 없는 자연에
그저 눕듯 기대고 싶었던 것 같다.
이른 새벽배라 사람도 적었고,
선잠이나 자볼까 싶었지만
고요히 요동치는 흔들림속에
속이 울렁여 구석진 자리에 조용히 몸을 뉘이고
책을 펼쳤다.
그 때,
잔잔한 기타 조율 소리가 들렸왔다.
고개를 천천히 돌리자
한쪽 구석에서 할아버지와 손녀, 그리고
그간 그들 곁을 쭉 지켜 온듯한
기타 하나.
셋은 오래 전부터
함께였듯 자연스러웠다.
이윽고 합을 맞출 준비가 되었는지 신호를 보내더니
찬란한 연주를 시작했다.
첫번 째 연주가 흐르고,
두번 째, 그리고 세번째.
멀미로 뒤척이던 나와,
이미 잠든 사람들,
다섯 명 남짓한 조용한 관객들만이
그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었다.
연주는 바다보다 잔잔했고,
간혹 파도보다 더 멀리 번졌다.
그리고 네 번째 곡 즈음,
나도 모르게 꿈속으로 떨어졌다.
얼마나 흘렀을까
잠에서 깨무렵
내 귓가에 기타연주와
여정의 끝을 알리는 방송이 겹쳐 울렸다.
누군가는 들었고,
누군가는 듣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누가 보든 말든
당신들의 연주를 이어 간 그들.
괜시리 코 끝이 시큰둥 해졌다.
남의 인정을 받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써왔는지.
그저 잘하고 있다는 말을 듣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어쩌면 비워내러 떠난 길에
조용히 그들의 작은 따뜻함 하나를 들고 있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