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수 시 '앉은뱅이꽃'
제비꽃
생. 생태시를 외워요
그. 그림을 그려요
래. 내 느낌과 생각을 말해요
1학년, 6학년 아이들과 선생님이 함께 생.그.래. 했습니다.
제비꽃의 봄
강기원
골리앗 같은 겨울과
병아리 같은 제비꽃이
크게 한 판 붙었어요
쉭쉭거리는 겨울의 차디찬 이마를
제비꽃 향기의 돌팔매가
딱! 맞혀
겨울거인을 단번에 쓰러뜨렸지요
싸움에서 이겼지만 있는 힘을 다 했기에
너무 힘들어 주저앉아 버렸어요
작디 작은 제비꽃이
목숨 걸고 싸워 얻은
'봄' 이랍니다
제비꽃이 겨울을 지나 봄에 핀다는 것을 표현한 것 같다. 겨울꽃들에게는 힘든 시기인데 이것을 골리앗에 비유한 게 대단하다. 겨울을 잘 넘기려고 겨울거인의 이마에 돌팔매를 쓰러뜨린다고 한 것도 제비꽃이 차디 찬 겨울을 이겨 봄을 찾았다고 한 것 같다.
나도 우리 학교에서 제비꽃을 많이 봤는데, 제비꽃이 작지만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걸 보면
'제비꽃이 어지간히 힘이 센 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겨울에도 제비꽃이 겨울거인과 싸울까?
2022년 4월, 6학년 * 봄
목숨이라는 것은 아주 귀하다.
하지만 목숨을 걸고 하는 것이 많다.
2021년 9월, 1학년 이주*
앉은뱅이꽃
이원수
나물 캐러 들에 나온 순이는
나물을 캐다 말고 꽃을 땁니다.
앉은뱅이꽃,
마른 잔디 속에 앉은뱅이꽃
벌써 무슨 봄이라고
꽃이 피었나.
봄 오면 간다는
내 동무 순이
앉은뱅이꽃을 따며
몰래 웁니다.
앉은뱅이꽃은 민들레나 씀바귀처럼, 고유한 꽃 이름인 줄 알았다. 그림을 그리려고 검색을 하다, 제비꽃의 방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제비꽃은 그 길이가 손바닥 길이를 넘지 않아 앉은뱅이꽃이라 하고, 생김새가 청나라 변발 뒷머리와 닮았다고 오랑캐꽃이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한다. 춘궁기에 청나라 오랑캐들이 조선에 약탈을 하러 오곤 했는데, 그때가 제비꽃이 필 무렵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시 속에서 순이가 '봄 오면 가는' 이유는 배고픈 일제 강점기 일본으로 또는 멀리 동남아시아로 돈 벌러 떠나는 것이라고. 그래서 순이는 앉은뱅이꽃을 따며 우는 것이라고.
4월에 피는 제비꽃.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다. 그런데 제비꽃을 보게 되는 4월은 4.3이 있고 4.16... 그리고 4.19가 있어서인지 슬플 때가 많다. 이원수 시인은 말했다.
봄 오면 간다는
내 동무 순이
앉은뱅이꽃을 따며 몰래 웁니다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어도, 앉은뱅이꽃을 따며 몰래 우는 순이가 늘 우리 곁에 있다.
2022년 5월, 씩씩이샘
*참고한 기사: 오마이뉴스 '오랑캐꽃'과 앉은뱅이꽃' 이름에 얽힌 이야기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4313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