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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농 Jun 01. 2022

함께 생그래

함민복 '나를 위로하며'

. 생태시를 외워요

. 그림을  그려요

. 내 느낌과 생각을 말해요


6학년 아이들과 선생님이 함께 생.그.래. 했습니다.


나를 위로하며

                                              함민복

삐뚤삐뚤 날면서도
꽃송이 찾아 앉는
나비를 보아라
마음아

이 시를 읽으며 내 생활을 돌아봤는데 요즘 학원 때문에 조금 힘들다. 그래서 학원 수업 시간에 딴짓을 했다. 나도 꽃송이에 앉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딴짓을 줄여나갈 것이다.

시를 지은 함민복 시인이 왜 제목을 나를 '위로하며'라고 했는지 궁금하다. 내 생각에는 이 시를 지을 때 뭔가 잘 안돼서 슬플 때 쓴 것 같다.

                                                                                                           2022년 5월, 6학년 이*민


'삐뚤삐뚤 날면서도'

상처를 받은 일이 있었나? 방황하고 있는 것을 이 문장에 담은 것일까?

'꽃송이 찾아 앉는 나비를 보아라'

방황하고 있는데 자신과 길을 잘 찾아 성공한 사람을 비교해서 이런 말을 쓴 것일까? 아니면 그냥 나비를 본 것일까?

마지막 '마음아'

자책한 것일까? 마음이 평온한 것일까?

여러모로 공감이 됐던 시다.

                                                                                                            2022년 5월, 6학년 정*승


작년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 책을 읽고 나서 김종철 선생님에게서 느꼈던 감정을, 올해 가수 정태춘에게서 그대로 느꼈다. 시대의 어른들.


얼마 전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그가 나왔다. 내 나이 결코 적지 않은 나이인데, '정태춘'이란 이름을 이제야 알게 되다니. 그날 그의 모든 노래를 찾아 들었다. 그리고 '아치의 노래, 정태춘'을 상영하는 극장을 남편과 함께 찾아갔다. 영화는 그가 살아왔던 길을 그의 노래와 함께 보여주었다. 대박 난 1집, 다음 앨범들의 실패, 관객을 직접 찾아 나선 이야기 노래 공연, 전교조 합법화 순회공연, 가요 사전심의 위헌 소송, 고향 평택 대추리 미군 기지 저항 공연... 그리고 그 밖 많은 노동 운동.  그가 맞닥뜨린 시대의 물음과 부름에 그는 늘 답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치열한 서사를 담고 있는 노래들은 어쩜 이리 서정적일 수 있는건지... 


한 길로 곧게 날아가는 나비는 없다. 모든 나비는 삐뚤삐뚤 날아간다. 더 많은 날갯짓을 하며 더 오래 공중에 머문다. 그러다 사람들 눈에 띈다.  

정태춘, 참 삐뚤삐뚤 날았다. 꽃송이 찾아다닌 것도 아닐 텐데.

아, 멋지다.

우리 반 아이들 표현을 빌려

킹, 멋지다.


그를 위로하며.

그리고 나를 위로하며.

                                                                                                                 2022년 5월, 씩씩이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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