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0 월요일

간결함

by anna

다시 시작하는 한 주. 새벽달과 새벽달 옆에 친구처럼 떠있는 금성을 보며 출근했다.


주말 육아에는 업무 시간이라는 게 없다. 오전에 집을 나와 12시간이 넘어서야 집으로 다시 돌아오는 일정을 소화하다 보면 이른 육퇴를 꿈꾸던 아이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아이를 재우는 게 미션이었던 시절이었는데 말이다.


주말에는 신문을 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로봇 박람회'를 갔다 왔다. (이번 주 주말 일정 하나는 생겼군, 후후) 박람회 마지막 날이라 폐장 시간을 염두하여 조금 일찍 서둘렀다.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관심을 가지게 된 '로봇'. 그래서 집에는 '루나'라는 강아지 로봇도 있다. 어느 장난감이나 늘 그렇듯, 루나는 처음 온 며칠만 아이의 관심과 사랑을 받더니 그 이후로는 충전데크에서 나오질 않고 있다. 하하하. 우연히 신문에서 본 박람회였지만, 벌써 20회째란다. Chat GPT가 나온 이후로 로봇 산업도 주목을 받기 시작해서 나의 눈에도 띈 게 아닐까. 초기 박람회는 아마도 지금은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제품들 위주였겠지 싶다. 박물관에서 많이 보던 로봇은 아이에게도 너무 익숙했고, 아니 이런 것까지 있어?라고 생각한 자동화 제품들도 많았다. 중간중간 로봇이 만들어주는 맛있는 시식코너에 AI 사진 인화 등 곳곳에 체험 요소들이 있어서 즐겁게 즐기다 왔다. 그럼에도 콘텐츠가 더 풍부하지 않은 건 조금 아쉬웠고, 중국 제품이 많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박람회장을 나오는 길에 보게 된 반려 로봇, 에디! 정말 강아지처럼 귀여운 옷을 입고 사랑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역시나 아이에게 오늘 박람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이 되었고, 나는 나도 로봇 과학자가 되었다면 재미있었겠다는 생각도 잠깐 해봤다.


{참 괜찮은 태도, 박지현}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만난 청년과 대장장이가 말한 최선에 대해 생각해 봤다. 청년은 불확실하지만 자신의 일에 전부를 거는 것이 최선이라 말했고, 대장장이는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그저 열심히 하는 것이 최선이라 말했다. 나는 그들이 말하는 최선에서 기분 좋은 간결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의 삶과 비교하거나, 세상의 시선을 의식하며 자신을 괴롭히지 않고 오롯이 자기 선택을 믿고 지금의 삶에 집중하는 간결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