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진짜 내렸다. 첫눈. 그런데 첫눈이 폭설이라니.
원래 소복소복 살짝 스쳐 지나듯 내려야 첫눈의 감동이 있는데, 단 몇 시간 만에 펑펑 내리는 첫눈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다행히 나의 퇴근길에 내린 눈이 아니라 오후 일정을 무리 없이 소화했지만, 회사에서 집까지 4시간 걸려 집에 도착한 반려인의 퇴근길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오도 가도 못한 퇴근길과는 다르게, 동네 아이들은 신이 났다.
우리 집 작은 사람도 옷을 갈아입고 놀이터로 눈놀이 하러 바로 나갔다. 바람은 쌩쌩 불고, 이미 아이의 양 볼은 빨갛게 물들었는데도 놀이에 집중한 아이에게 추위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이들에게 눈은 지상 최고의 놀잇감이었다.
빙판길이 되어버린 출근길은 모처럼 눈 쌓인 풍경을 즐기라며 느리게 느리게 흘러간다.
{동생, 찬와이}
예전에 음식점이나 카페 같은 공공장소에서 무수히 목격했던 타인들의 이별이 떠올랐다. 나는 차갑게 지켜보면서 이별을 통고받는 사람을 무척 안쓰럽게 생각했다. 그들 감정의 상실과 관계없이 그렇게 사적인 감정의 변화를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건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일종의 무례처럼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