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2 월요일

꾸준함의 힘

by anna

주말에 외부에서 하는 세미나가 있어 반려인에게 육아를 맡기고 잠시 다녀왔다.


핫플레이스로 뜨기 시작할 무렵 친구들과 만남의 장소로 자주 갔던 익선동에서 개최하는 행사라 마치 데이트를 하러 가는 것처럼 설레었다. 여전히 아담한 한옥들과 골목들 사이에 감성이 돋는 식당들과 카페들이 있었고, 오가는 사람들 중에 외국인이 많아졌다는 점이 예전과 달라진 모습이랄까. 잠시 추억팔이를 하며 세미나 장소로 향했다.


세미나 장소는 굉장히 이질적이었다. 통유리창으로 되어 있는 건물의 1층 홀에 간이 의자를 몇 백개를 깔아 두고 많은 사람들이 연사를 쳐다보는 장면. 통유리창 너머로는 익선동의 카페와 식당들이 보이고 그 사이를 지나가는 관광객들의 시선에서는 다들 모여서 저렇게 열정적으로 뭘 하는 걸까 라는 표정들이 보였다.


나는 개발자는 아니지만, 컴퓨터로 하는 작업을 많이 하다 보니 자연스레 이런저런 수업도 듣고 개발자들의 커뮤니티도 기웃거려 본다. 그렇게 하다가 알게 된 이번 세미나도 거의 반은 알아듣고 반은 알아듣지 못한 채로 들었다. 몇몇 연사들의 발표를 듣기 위해서 참석한 거지만 나에게도 꽤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한 분야를 꾸준히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들고 대단한 일인지를 느끼게 된다. 사실 이것저것 기웃거리기 좋아하는 나에게는 한 분야를 꾸준히 이어간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그런 사람들의 강의를 듣다 보면 나도 한 분야를 진득이 꾸준하게 해 보고 싶다는 용기 같은 게 생기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무너지지 않을 힘이 되어 줄 꾸준함의 힘을 한 번 믿어 보려고 한다.


{동생, 찬와이}

그렇게 화난 마이클은 처음 보았다. 마이클로서는 평소처럼 사는 것이 자신이 무너지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방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