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정돈
어제 아이는 남편과 함께 할머니 집으로 갔다.
오랜만에 조용해진 집이 조금은 낯설면서도 뭔가 자유가 생긴 기분이었다. 그동안 못다 읽은 책도 읽고 소파에 널브러져 있어야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집에 있다 보면 알게 된다. 눈앞에 보이지 않던 집안일들이 어디선가 갑자기 등장하기 시작한다. 하나둘씩. 이것 하나만 끝내고 쉬어야지 하지만 결국은 모든 집안일을 하게 된다. 청소부터 시작해서 설거지, 일주일 반찬 만들기, 옷정리 등등
어제 가장 큰 집안일은 간식 서랍장과 냉장고 정리였다. 그동안 아이가 편의점이나 마트 가면 사겠다고 하고, 결국 한두 개 정도 먹고 서랍장으로 들어간 다양한 간식들. 젤리는 종류별로 있으며, 장난감 같은 과자들은 왜 또 이렇게 많은지. 너무 오래되었거나 보기에도 불량식품처럼 보이는 것들은 모조리 음식물 쓰레기로 모았다. 모아서 버릴 때 보니 양이 꽤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여전히 간식 서랍장은 그득그득하다. 그럼에도 눈에 잘 보이게 정리했으니, 이제 편의점이나 마트에 가서 똑같은 간식은 사달라고 안 하겠지.
언제 끝날지 모르겠는 정리가 어둑어둑 해져서 끝났다. 서랍장이랑 냉장고 정리만 했을 뿐인데 뭔지 모를 개운함이 느껴졌다. 이래서 정리정돈을 하는 거구나! 를 느꼈다랄까. 미니멀한 라이프를 산다는 것도 어쩌면 삶을 정리 정돈하며 필요한 것만 남길 수 있겠다 싶었다. (우리 집은 한창 정리정돈을 해야 가능한 미니멀^^;;;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