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8 수요일

시간을 녹여내는 일

by anna

요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요리의 재료들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가 쉽게 접하고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의 성분표를 하나씩 들여다보면서 그동안 내가 얼마나 많은 화학제품들을 소비하고 있었는지 비로소 깨닫게 된다. (그동안 미안했다, 나의 세포들아!)


제철에 나온 싱싱한 재료들을 바탕으로 가급적 화학적 첨가물이 덜 들어간 양념들을 조합하여 어떻게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일이 요즘 나의 출퇴근의 고민거리다. 그래서 관련 책도 찾아서 읽어보고 유튜브도 GPT도 찾아본다. 이렇게 저렇게 응용해 보기도 하지만 한 번씩 한계에 부딪힐 때도 있다.


제철 재료들 자체의 고유한 맛을 알게 되면 어느 순간 무심코 먹는 인스턴트 음식들이 자극적으로 느껴지게 된다. 나를 위한, 가족을 위한 따뜻하고 건강한 한 끼 식사는 이런 마음가짐으로 만들게 된다. 요리는 그래서 '시간을 녹여내는 일'인 거 같다. 밀키트, 배달음식, 인스턴트 제품 등 짧은 시간 안에 쉽게 먹을 수 있는 것들도 많지만 그럼에도 정성스러운 한 끼를 만든다는 건 나와 내 가족들을 위해 나의 '시간'을 기꺼이 녹여내는 일이기도 하다.


하룻밤만 지나면 새로운 기술과 정보들이 넘쳐나는 요즘인데, 요리를 하면서 이제야 느림의 미학을 다시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