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0 금요일

낮=밤

by anna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춘분이다.

매일 같은 시간에 출근을 하다 보면 계절과 낮/밤의 변화를 빠르게 감지할 수 있다.

출근길에 찍는 사진들만 쫙 펼쳐놔도 어둠에서 점점 밝아지는 게 눈에 보이니깐. 그래서 봄이 다가올수록 출근길이 쓸쓸하지만은 않다. 겨울에는 깜깜한 새벽에 나가는 기분이었다면, 이제는 뜨는 해를 보며 더 활기차게 출근하는 기분이다. 아이도 똑같은 시간에 학원을 끝내고 아직 밝다며 낮이라고 좋아하니깐 나도 아이와 더불어 낮이 길어짐을 좋아하게 되는 거 같다.


이번 주는 아이의 새 침대가 들어온다.

2층 침대를 가지고 싶었던 아이에게 입학 선물로 어쩌다 보니 통 크게 구매를 했다. 아래는 벙커형태이고 위가 침대인 구성인데, 아이가 크면 침대를 내려서 쓸 수 있어서 꽤 실용적일 거 같아 구매를 결정했다. (지금 그래서 집은 엉망진창, 막 이사 온 집과 동일함. 작년부터 아직까지 진행중인 집안 정리...하하)


아이의 새 침대와 더불어 아이의 잠자리 독립도 이제 서서히 시작이 되겠지 싶다. 초보 엄마 시절에는 수면교육의 중요성이 어쩌고 저쩌고에 귀가 팔랑팔랑 거려서 한 번 시도해 보려고 했던 적도 있었다. 아이의 울음소리 한 번에 마음 약한 나는 그냥 쭉 같이 잠을 잤지만... 그런데 그 시절을 지나고 보니 아이를 꼭 껴안고 (비록 나와 반려인의 수면의 질은 급격히 저하가 되었지만) 살 비비며 잠을 자는 날이 길어야 10년이 채 되지 않는다. 정말 짧은 시간이다. 이제 아이의 수면 독립을 앞두고 그 시간이 얼마나 보석 같은 시간이었는지 깨닫는다. 역시 인간은 참 어리석다.


사춘기가 되면 지금의 시간들이 또 보석 같은 시간으로 느껴질 테지.


침대 설치 앞두고 괜히 센티해지는 금요일이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