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0 월요일

다시, 봄

by anna

꽃망울이 곧 터질 것처럼 자태를 뽐내고 있다. 팝콘처럼 팡팡 터질 것만 같은 꽃망울이 예쁘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춥다고 했었는데, 이제는 곧 더워지겠다며 불볕더위를 걱정하고 있다. 인간이란...


이번 주말은 아빠 생신 식사를 동생네 가족과 함께 했다.

이제는 사위와 손주들이 모여 대가족의 느낌으로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케이크를 나눠먹는 이 풍경이 참 뭉클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렇게 작은 순간과 시간들이 너무 소중하다. 아직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사랑을 듬뿍 주고받는 작은 사람과 자식으로 부모님에게 도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게 말이다.


몇 해 전, 예기치 못하게 아빠에게 뇌경색이 찾아왔었다.

괜찮을 거라며 집 앞 병원에 가보겠다는 아빠를 동생이 모시고 응급실에 갔고, 바로 입원. 미세한 뇌경색이 원인이었고, 1차 골든타임을 넘겼기에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으셨다. 다행히 엄마가 옆에 계셔서 우리는 우리의 일상을 잘 살아냈지만, 고혈압도 당뇨도 기저질환도 없이 건강하던 아빠의 쇠약해짐을 눈으로 보고 나니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던 시간이었다. 그렇게 그때의 봄은 우리 가족들에게 가족의 안녕을, 보통의 날들을 보내고 지키는 게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지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봄이 왔다. 이제는 지팡이를 짚고 다니시긴 하지만, 그리고 조금 느리기는 하지만 여전히 모임에 나가시고 잘 걸어 다니시는 모습이 그저 감사하다.


엄마의 말이 가끔씩 마음에 훅 들어올 때가 있다. 부모가 되고 자식을 키워보니 알겠는 부모의 마음이다.

자식들은 부모의 젊은 순간만을 기억해. 그래서 부모가 나이가 들어가고 쇠약해지는 걸 잘 모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