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2 목요일

양탄자 배송

by anna

하루가 다르게 활짝 피어버린 벚꽃이여.

어제와 오늘이 확연히 다른 풍경이다. 찰나의 순간처럼 지나갈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다.


로켓 배송부터 시작해 새벽배송, 하루 보장 배송 등등.

우리나라가 참 살기 편하다는 생각이 들 때는 택배 배송과 관련이 있다. 전날 준비물을 깜빡하고 챙기지 못하더라도 우리에겐 새벽 배송이 있다. 굳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서 매장 영업시간을 챙기지 않아도 핸드폰으로 클릭 한 번이면 내가 원하는 물건을 즉시 배송받을 수 있다.


4월부터 EBS 어학 프로그램을 꾸준히 시작해 보려고 결심했다. 그냥 흘려듣기보다는 교재를 구매해서 제대로 해 보고 싶었는데, 이 결심을 3월 마지막날 했으니 4월 교재를 하루라도 놓치기 싫었던 나는 인터넷 서점들을 마구마구 찾아보기 시작했다. 온라인 서점이 없었다면 아마도 오프라인 서점을 찾아서 매대를 가서 책을 구매해야 하니 주말에나 시간을 내서 가능한 일이었을 거다.


그런데 온라인 서점도 당일 배송이 있다. 오전 몇 시까지 주문하면 그냘 저녁 늦게라도 집에서 책을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3대 온라인 서점을 모두 이용하는 나에게 이번에는 그동안 모아둔 적립금을 사용하기 위해 알라딘 서점을 이용했다. 알라딘 서점의 당일 배송 이름은 "양탄자 배송"이다. 알라딘이 양탄자를 타고 어디든 빨리 가듯, 내가 오전에 주문한 책은 그렇게 당일 저녁에 배송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편리한 생활 속에 살다 보면 가끔은 기다리고 인내하는 것들이 힘들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육아를 함에 있어 아이의 시간을 기다려주고 인내하는 것이 그렇다. 아이의 세계가 아직 작을 때는 나의 시간으로 아이를 재촉할 때가 많은데,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고 아이의 세계가 확장되어도 부모는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아이의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의 시간을 기다려주는 연습은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거 같다.


하교 후 별다른 일정이 없던 어제, 아이에게 하교하면서 무엇이 하고 싶냐고 묻다가 꽃구경을 하자고 했다. 아이도 흔쾌히 좋아했다.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나무 아래에서 떨어지는 꽃잎을 주우며 고사리 같은 손에 가득 담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사랑스럽기도 했지만, 그 짧은 시간조차도 나는 집에 가서 아이가 해야 할 일들을 계산하고 있었다.


이번 주는 아이가 봄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기다려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