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들 by 주톈신

고양이 카페에서의 단상

by anna

살아있는 생명체를 기른다는 것은 정말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집에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키우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강아지를 좋아하는 아이를 볼 때마다 한 번씩 갈등하긴 하지만^^:; 대신 우리 집에는 달팽이 2마리를 있는 듯 없는 듯 키우고 있다. 이름도 있다. '쌀'과 '보리'. 한 번씩 목욕도 시켜주고, 야채값이 비쌀 때도 야채를 먹이로 주는 달팽이 집사다. 이 달팽이 2마리를 언제까지 키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방생도 쉽지 않고…. 살생은 더더욱 안되고…. 참 난감할지어다)


최근 들어 고양이를 좋아하는 아이 덕분에 고양이 카페를 찾아서 가봤다. 생각보다 고양이 카페가 많다는 점에 일단 놀랐고, 방문자도 꽤 많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 그중에서 최근에 다녀온 곳은 유기묘들을 데려와서 아픈 상처들을 치료하고 돌봐주는 곳이었다. 카페의 수익금 일부를 유기묘들을 위해 쓰이는 곳이라 그런지 그곳의 냥이들은 더 애틋하게 느껴졌다. 더욱이 아기 고양이들이 많아서인지 엄마의 마음으로 냥이들을 바라보게 되었다. 털이 날려 별로 좋아라 하지 않은 나도 사진을 연신 찍고, 관심을 가지며 바라봤으니 이제는 나도 고양이에게 마음을 조금 내어준 거겠지.


고양이 카페를 다니다 보니 작년에 읽었던 책이 생각났다. 주톈신 작가의 ‘사냥꾼들‘이다. 처음에 제목을 보고 소설책인가 싶었다. 하지만 나의 예상과는 반대로 작가가 유기묘들을 집에서 키우면서 관찰한 고양이 관찰기였다.


엄마냥의 육아 부담이 줄어들자 이들 부부는 늘 골목 어귀 빈터의 풀숲에 편안히 누워 햇볕을 쬐었다.(p.80)
따님냥이 원하는 것은 밥이 아니라 오로지 사랑이었지만, 우리는 그를 집에 들이려는 시도는 아예 하지도 않았다.(p.87)
하아, 모든 고양이가 사랑스럽기만 한 것은 아니다. 절대 아니다. (p.103)
인족도 묘족도 저마다의 삶을 살아갈 뿐 서로를 침범하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해하지 않는다. 그들을 가엾게 여길 필요도 없다. 그냥 한가할 때 슬그머니 훔쳐보며 흐뭇해하면 된다.(p,175)
작고 약한 생명을 평등하게 여기고 존중하며 친절히 대하는 법을 배우면 다른 힘없는 이들에게도 그런 마음을 품게 된다. 이 가치를 소홀히 여긴 대가는 언젠가 늙고 약한 부모에게 돌아가고 말 거라고 나는 믿는다. (p.221)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가 이렇게도 실감 나고 흥미진진할 줄이야. 주톈신 작가의 글은 참 읽기 쉽다. 이런 필력이 부럽다.


동물을 대하는 태도, 바라보는 시선에 깨닫는 점이 많았다. 엄마냥의 육아 부담이 줄어드니 부부의 모습도 한층 여유롭다는 문장에 피식 한 번 웃었다. 인족이나 묘족이나 육아는 쉽지 않구나 싶었다. 우리 회사에서도 직원 몇몇이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더니, 길고양이들이 아예 회사에 자기 영역을 차지했다. 간식도 비싼 간식 아니면 먹지 않고^^:; 주톈신 작가 책을 읽고 나니 회사 고양이들이나 고양이 카페의 고양이들이나 앞으로는 재미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을 거 같다. 우리보다 하찮다고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동물을 과연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외면하고 학대해도 되는 것인지(내 종족이 아닌 이들의 사정을 봐줄 리 없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하는 책이었다. 지나다니는 길고양이들에 대해 다시금 따스한 시선 한 번쯤은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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