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작가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일인지
나는 오래 궁금해했다.
그리고 그 궁금증을 해결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이 책은 대단한 성공담도,
정답을 알려주는 교과서도 아니다.
그저 생초보가 ‘쓰는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을
솔직하게 기록해보려는 시도였다.
조금은 부끄럽고, 조금은 미숙하지만
그래서 더 진짜에 가까운 기록 말이다.
글을 쓰며 자주 느꼈다.
인생과 글쓰기는 참 많이 닮아 있다는 것을.
인생에도 오르막이 있고 내리막이 있듯,
글쓰기에도 유난히 잘 써지는 날이 있고
키보드 앞에 앉는 것조차 두려워지는 날이 있다.
어떤 날은 문장이 술술 나오고,
어떤 날은 한 줄을 쓰기까지 한참을 망설인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오르막이라고 꼭 행복한 것도 아니고,
내리막이라고 반드시 불행한 것도 아니었다.
결국 행복은 상황이 아니라 해석의 문제였다.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살면서 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 증상이라는 말이 있다." - 아인슈타인 -
이 문장은 유머처럼 들리지만,
생각할수록 아프게 와닿는다.
우리는 더 나은 내일을 바라면서도
정작 오늘은 아무것도 바꾸지 않은 채
불평만 하며 살아갈 때가 많다.
미래가 바뀌려면 생각이 바뀌어야 하고,
생각이 바뀌려면 습관이 바뀌어야 하며,
습관이 바뀌어야 비로소
미래가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내게 그 변화의 트리거가 바로 "글쓰기" 였다.
세상에는 완벽한 평행선 같은 삶은 없다.
그저 그렇게 보일 뿐이다.
우리는 매일 아주 조금씩
나아지거나, 혹은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그 축적의 결과가 어느 날 전혀 다른 삶의 방향으로 나타난다.
독서는 자신을 읽는 행위이고,
조언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글쓰기를 실천하는 삶은 쉽지 않다.
조언은 타인의 일이지만,
실천은 언제나 나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스로 실천해본 사람일수록 쉽게 조언하지 않는다.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실천이 얼마나 어렵고, 또 얼마나 외로운 일인지.
“말하는 자는 모르는 자고 경청하는 자는 깨달은 자다.”
이 문장이 점점 더 이해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마치며
한 가지 이야기를 남기고 싶다.
한때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었고
내가 깊은 인상을 받은‘행복한 고구마’라는 이야기가 있다.
고구마 하나가 있다.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 인삼이다.
그래서 고구마도 자신이 인삼인 줄 알고 행복해한다.
그러다 어느 날
고구마가 인삼인줄 알고 행복한 것을 불편하게생각하는 인삼들이 있었다
“고구마가 행복해도 되는 거야?”
“인삼도 아닌데?”
그래서 인삼은 고구마에게 이야기합니다
"넌 인삼이 아니고 고구마야"
그 순간 자신이 고구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 고구마는 이렇게 말한다.
“그래서 어때. 나는 고구마야.
그리고 나는 지금 행복해.”
아이러니하게도
그 고구마를 신경 쓰느라
인삼들이 더 불행해진다.
비교하고, 판단하고,
자기 위치를 지키느라
정작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한다.
우리는 살면서
수없이 ‘인삼’이 된다.
진실을 말한다는 이유로,
조언을 한다는 이유로,
사실은 자기 불안을 덜어내기 위해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하지만 중요한 건 단 하나다.
나는 나이고,
남과 비교하지 않으면
고민의 대부분은 사라진다.
어제의 나와만 비교하면 된다.
글쓰기도 그렇다.
누군가는 인삼 같은 문장을 쓰고,
누군가는 고구마 같은 문장을 쓴다.
하지만 고구마로 태어났다면
고구마답게 잘 익으면 된다.
이 책을 쓰며 나는 남의 기준에서 조금씩 벗어나고자 했다
잘 쓰는 사람보다는 계속 쓰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누군가의 평가보다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아직도 나는
스스로를 작가라고 부르기엔 망설여진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나는 이제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남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문장으로.
행복한 고구마처럼.
이 책이
당신에게도 그런 작은 용기가 되길 바란다.
잘 쓰지 않아도 괜찮다.
늦어도 괜찮다.
중요한 건,
당신도 당신의 문장을
계속 써나가는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것이면, 이미 충분하다.
이 연구를 시작하고 글을 쓰면서 예민해지는
나를 항상 감싸주는 아내에게, 어설픈 글을 함께읽어주고 조언을 해준 아들,딸 그리고글쓰는 법을 가르쳐
주신 별하맘 교수님 및 함께 공부한 지인들에게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