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대미 수출 급감 (출처-연합뉴스)
한국 자동차 산업의 최악 시나리오가 현실화됐다. 지난달부터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의 대미 수출이 급감하는 충격을 받은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2025년 4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자동차 수출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으며, 이로 인해 전체 수출 실적에도 큰 타격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 (출처-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5년 4월 한국의 전체 자동차 수출액은 65억 3천만 달러(한화 약 8조99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특히 대미 수출은 28억 9천만 달러(한화 약 3조9800억원)로 19.6%나 줄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거의 5분의 1에 가까운 감소 폭이다. 수출 물량 기준으로도 24만 6,924대로 8.8% 줄어들었다.
1~4월 누적 대미 수출액은 106억 6천만 달러(한화 약 14조6800억원)로, 전년 대비 13.6% 감소한 수치다. 산업부는 이 같은 대미 수출 급감의 배경으로 지난 4월 3일부터 본격 시행된 미국의 25% 자동차 관세 부과 조치를 꼽았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재도입한 정책으로,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외국산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출처-현대차그룹)
반면 대미 수출 감소와 달리 미국 내 현지 판매는 오히려 증가했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은 4월, 미국 판매 실적이 8만 1,503대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이는 조지아주에서 본격 양산을 시작한 현대차그룹의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공장에서는 아이오닉5를 비롯해 EV6, EV9 등 친환경차가 생산되고 있으며, 현지 생산을 통해 고율 관세를 회피하면서도 미국 내 공급량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출처-현대차그룹)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미국법인이 차량 가격을 인상하지 않아 판매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관세 부과 직전 구매 수요가 증가한 것도 현지 판매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수출 대기 중인 차량들 (출처-연합뉴스)
미국 수출 급감에도 불구하고, 한국 자동차 산업 전체의 수출 감소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유럽연합(EU), 아시아, 중동 등 비미국 지역으로의 수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4월 EU 수출은 7억 5천만 달러(한화 약 1조원)로 26.7% 증가했고, 기타 유럽은 11.6% 증가한 4억 5천만 달러(한화 약 6200억원)를 기록했다.
아시아는 4억 4천만 달러(한화 약 6천억원)로 무려 53.9% 늘었으며, 중동도 4억 3천만 달러(한화 약 5900억원)로 4.5% 증가했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출처-기아)
특히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 현상) 속에서도 4월 친환경차 수출은 1.4% 증가한 7만 3,697대로 집계됐다. 전기차는 12.5% 감소했지만, 하이브리드차는 9.5% 증가한 4만 6,627대를 기록하며 친환경차 수출을 견인했다.
내수 시장에서도 친환경차가 강세를 보였다. 4월 내수 판매는 15만 622대로 6.7% 증가했고, 이 중 친환경차는 6만 9,731대로 34.9% 늘었다.
현대차 울산공장 (출처-연합뉴스)
한편 자동차 국내 생산도 감소세를 보였다. 4월 국내 생산 대수는 38만 5,621대로 전년 동월 대비 2.2% 줄었다. 이는 수출 감소와 함께 국내 공장의 생산 조정이 이뤄진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시장을 겨냥한 물량이 현지 생산으로 전환됨에 따라 국내 공장의 수출 물량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 고율 관세라는 외부 변수와 함께 글로벌 생산 전략의 변화가 한국 자동차 수출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드러내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