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또선생 Dec 25. 2024

#9. 상처 주지 않으면서 할 말은 다 하는 교사의 말

(저: 김성효)

 이 책은 다 읽은 지 벌써 3주 이상은 된 듯싶다. 3~4주 전에 감기가 조금 독하게 오더니 그 후로는 손목 통증까지 겹쳐서 만사의 귀찮음에 빠져버렸다. 뭔가를 하나 꾸준하게 하는 것은 역시나 쉽지 않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이제라도 정신 차리고 자 다시금 패드를 꺼내어 몇 자 적어보고자 한다. 


  이 책의 저자인 김성효 선생님은 현직 교감선생님이시자 작가이다. 내가 알고 있는 바로는 장학사 출신이시며 어린이 만화 같은 책 그리고 학급경영과 같은 여러 선생님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책들을 여러 권 집필하신 것으로 안다. 

 

  나도 언젠가 김성효 선생님처럼 한 가지 분야에서 이렇게 전문가로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려면 한 가지에 정말 몰두하여 꾸준함이 필요한데 군대 안에서는 의지가 나약해지고만 있는 상황이다. 


 어쨌든 오랜만에 교직과 관련된 그리고 전공과 관련된 책을 읽으니 공감 가는 이야기도 많고 다시금 나의 교직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찾으려고 읽은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나 잘하고 있었네?'라고 생각 드는 부분들도 많았다. 물론 부족한 부분들도 많지만 말이다. 


 천천히 책을 읽고 인상 깊게 배운 바를 공유해 보겠다. 


1. 배움의 속도가 느린 아이 지도법 


 배움의 속도가 느린 아이는 어느 교실에 가도 무조건 존재한다. 누군가는 한 번만 말해도 이해하는 것을 어떤 학생은 열 번을 말해줘서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내가 하는 말이 많이 어려운가?', '이것보다 어떻게 더 쉽게 말해줘야 하지?' 하면서 자문할 때가 많았다. 물론 많은 참을성은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 같다. 

행동이 느리고 굼뜬 아이를 지도할 때는 느린 원인을 찾아서 지도해 주면 좋습니다. 이해를 잘 못하고 말귀를 못 알아듣기 때문에 행동이 느리다면 아이 곁에 가서 한 번 더 천천히 설명해 주세요. 

 반면, 원인이 딱히 없고, 그저 느리게 행동하는 것이 몸에 밴 경우라면 과제 수행에 필요한 시간을 아이 스스로 가늠해 보게 하세요. 언제까지 무엇을 하고, 그다음 언제까지는 무엇을 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의도적으로 하는 겁니다. 

 마지막으로는 성격이 지나칠 정도로 꼼꼼하고 완벽한 걸 좋아해서 다른 아이보다 행동이 느린 경우입니다. 이럴 때는 해오던 것보다 속도를 조금 더 내게 하되, 과정에 초점을 두어 격려해 주는 게 좋습니다.

 

이 중 세 번째에 해당하는 학생을 올해 맡았던 경험이 있다. 우리 반 반장 친구였는데 여학생이 정말 엄청나게 꼼꼼했다. 아무래도 모범생으로 보이고 싶어 하는 욕구 또한 있어 보였고 다른 친구들보다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많은 친구였다. 그래서 그런지 어떤 학습지를 하더라도 어떤 활동을 하더라도 다른 학생들에 비해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물론 결과는 몇 배나 더 훌륭했지만 말이다. 다만, 수업에서 이 친구가 훌륭한 성과를 낼 때까지 무작정 기다려줄 수도 없었다. 그래서 학부모 상담 때 이 학생의 이런 경우를 말하며 혹시 가정에서는 어떤 식으로 지도를 하고 계신지 물어봤는데 어머님의 고민이 내가 지금 하는 고민과 정확히 일치했다. 하는 과정을 칭찬해 주고 굳이 완벽하게 하려고 네가 스트레스받을 필요 없다. 지금도 충분히 너무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 주는 방향으로 함께 지도를 해보자고 논의하며 상담을 했던 것 같다.  



2. 아이를 성장시키는 진짜 칭찬의 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속담이 있듯이 칭찬은 어느 누가 들어도 기분이 좋아지게 한다. 특히나 초등에서는 아이들에게 칭찬이 더 큰 역하을 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나는 칭찬에 유독 인색했던 것 같다. 단지 남자 교사라서 혹은 성격 때문으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이는 나에게 정말로 꼭 필요하고 노력해야 될 부분이다.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칭찬하는 것(결과)이 아니라 과정에 초점을 두고 지도해야 결과를 연연하지 않으며 과정에 대해 질문하며 칭찬해 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3. 공감이 어렵고 이기적인 아이 지도 

아이가 이기적으로 행동할 때는 2가지에 초점을 두고 지도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첫째, 상대 아이의 마음이 어떨지 생각해 보게 하기 

둘째, 지적하듯 정답을 먼저 말하지 않기 

이때 정답을 '양보'로 정해놓고 이야기하는 건 좋지 않다. 


 어딜 가도 이런 경우도 꼭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나의 경우에는 첫째도 해봤고 둘째도 해봤다. 본인들은 상대 마음도 이미 알고 무엇을 본인이 잘못했는지도 안다. 그럴 때에는 아이의 속 사정을 더 깊게 들여다봐야 한다. '왜 알면서도 그러니? 일부러 그러는 건 더 나쁜 행동이야.'가 아니라 '혹시 선생님이 너에게 어떤 도움을 주기를 바라니?'와 같은 그 아이에게 필요하고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집중하는 편이 더 개선이 빨리 되었던 것 같다. 이런 행동이 반복될수록 이 학생의 주변에는 점점 친구가 사라지니 하루라도 빨리 개선해야 교우관계 또한 문제없어진다. 




4. 교실을 깔끔하게 만드는 10가지 생활 규칙 

1. 교사 책상에는 꼭 필요한 물건 이외에는 올려놓지 않기  (⭐️)

2. 컴퓨터나 전화선은 깔끔하게 타이로 묶어서 정리하기 

3. 학교에 오자마자 가방 정리하기(오늘 쓸 교과서와 공책, 필통은 책상에 정리하고, 나머지는 사물함에 넣어요.) 

4. 사물함에는 빈 가방을 넣기 (⭐) 5. 수업 시간에 쓴 준비물은 곧바로 치우  6. 책상 속에는 꼭 필요한 교과서와 필통, 공책만 넣  7. 빈 우유갑은 우유 상자에 놓  8. 칠판에는 가급적 아무것도 부착하지 않기(⭐ ) 9. 신발은 가지런하게 신발장에   10. 집에 가기 전에 쓰레기 10개씩 줍기


*복직하면 적용해 봐야겠다고 느끼는 것들은 ⭐️를 젇어봤다.


특히 8번은 꼭 그렇게 해야겠다고 느낀다. 신규 때는 워낙 좋은 자료 많이 사용한다고 이것저것 인쇄해서 오리고 코팅하고 그랬는데 복직하면 칠판 앞쪽은 최대한 간결하게 해보고자 한다. 




5. 욕쟁이 아이 지도법 


 고학년으로 갈수록 욕쟁이 아이들은 많아진다. 이게 보통은 SNS, 릴스, 쇼츠 같은 자극적 영상들에서 나오는 욕 들인 경우가 많다.

 작년에 지도했던 5학년 아이 중 한 명이 친구에게 병 X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그 친구에게 '욕하지 말아라.'라고 말해봤자 그 순간뿐일 것이라 생각해서 친구에게 점심시간에 숙제를 내줬다. 병 X가 무슨 뜻인지 정확히 검색해서 뜻을 공책에 적어오라고 말이다. 그 친구는 다른 친구들이 점심시간에 편하게 쉴 동안 혼자 병 X의 뜻을 검색하러 컴퓨터실에 갔었다. 이후 몇 분이 지나고 뜻을 적어왔다. 그 친구도 당연히 이런 뜻일 줄 모르고 사용해왔던 것이다.

  '너는 너의 친구가 정말 이런 사람이라고 생각하니?'라고 물으니 학생은 '아니오. 친구한테 가서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말 안 쓰겠다고 말해야겠어요.'라고 답했다. 이렇게 좋게 잘 해결이 되었던 것 같다.  


 본 책에서는 욕을 하면 상대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줘야 한다고 한다.  


이렇게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해 보고 말로 표현하는 것을 연습하게 해주세요. 꾸준하게 반복해서 지도하면 욕쟁이 아이도 점점 욕보다 말로 설명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6. 답답 + 멍 때리는 아이 지도법 

답답한 아이는 2가지 요인으로 나눠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무기력이 습관화된 경우 

둘째, 산만한 경우 

이 학생들은 행동의 단계를 쪼개서 안내해 주는 게 좋습니다. 

 중학년 이상은 정해진 시간 안에서 활용하도록 지도하면 아이들이 충분히 따라옵니다. 시간 개념이 아직 약한 저학년은 행동 단위로 쪼개주고, 시계를 읽을 수 있는 중학년 이상에서는 시간 단위로 쪼개주면 됩니다. 

 아이의 수준에 맞게 해야 할 과제를 알려주고 따라올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7. 아이의 성취욕구를 높이는 교사의 좋은 피드백 


 피드백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마 모든 선생님들이 이미 다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본 책에서는 어떤 피드백을 좋은 피드백이라고 할까? 


이미 대부분 정답을 다 아실 것이다. 답은 역시나 '구체적인 피드백'이다. 


 무엇을, 어떻게, 왜 잘했는지 짚어주어야 합니다. 학생은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이 정확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인지 잘 모를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구체적으로 짚어줘야 아이가 제대로 학습합니다. 

 나아진 부분을 말해주는 피드백도 좋습니다. 이렇게 말하려면 아이의 긍정적인 변화를 먼저 바라봐 줘야 합니다. 그러려면 아이를 평소에 깊이 관찰하고 눈여겨보아야겠지요.  



8. 학부모 상담 3:2:1 법칙 


아마 저년차 교사들이면 다들 학부모와의 관계 특히나 학기마다 있는 학부모 상담주간이 걱정이 될 것이다. 본책에서는 그 고민과 관련하여 도움을 줄 수 있는 말이 있길래 적어본다.  


여기서 3:2:1은 이야기를 주도하는 비율을 말합니다. 6분을 이야기한다면 3분은 경청하고, 2분은 맞장구치면서 상대방의 말에 반응하고, 1분은 내 이야기를 하라는 것입니다. 10분을 이야기해야 한다면 5분은 들어주고, 3분은 맞장구치고, 마지막 2분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됩니다. 


 특히나 1학기 상담은 3월 셋째 주쯤에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이때는 아직 아이들에 대해서 내가 아는 바가 거의 없기에 많은 부분을 여쭤보고 그 학생에 대해 더 깊게 이해하는 시간으로 보냈던 것 같다. 


 이렇게 어찌저찌 읽은 지 오래된 책의 기록을 마친다. 


 앞으로는 조금 더 자주 다시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크리스마스 생활관 안에서 글을 마쳐본다.

 그럼 이 글을 읽는 모두들 메리 크리스마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