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혼자 있을 수 없는 무능에 대한 경고.
땅거미가 내려앉을 무렵이면 주변은 온통 푸른빛으로 물든다.
소멸하는 태양빛이 가장 파랗게 발광하는 최후의 이 순간을 프랑스인들은 '뢰르 블뢰(푸른 시간)'라고 불렀다.
사람들은 강렬한 이'푸른 시간'에 각자에게 주어진 영감 어린 메시지를 잠깐씩 엿보곤 했다.
사랑하는 가족(남편 '존'과 딸 '퀸타나')을 먼저 떠나보내고 홀로 남겨진 노년의 작가 '조앤 디디온(2021년 작고)'에게 '푸른 밤(Blue Nights)'은 "자신의 마음이 갈수록 질병, 약속의 종말, 남은 날들의 감소, 쇠락의 불가피성, 빛의 소멸을 향해 다가가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처럼 여겨졌다.
그녀에게 '푸른 밤(푸른 시간)'은 다가오는 상실과 죽음을, 그리고 자신이 소중하게 여겼던 것들이, 영원하리라 믿었던 계절이 끝나감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순간이다.
태어난 이유는 모르는데 죽음은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사실 앞에서 우리는 늘 허무해진다. 사람은 그저 태어날 뿐이다. 왜 태어났는지도 모른 채, 아무 이유나 목적 없이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이다.
철학자 샤르트르는 우리가 아무런 존재 이유를 가지지 못했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는 본질적인 자유를 소유한 존재임을 증명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실존주의 철학자는 이런 극단적인 허무한 상태를 오히려 가장 긍정적인 삶을 위한 토대로 삼아야 한다며 우리를 설득하고 고무시키려 한다.
하지만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초월적인 도움이란 없다. 모든 사람은 철저하게 혼자이며, 고독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한계를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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