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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에서 시작된 강사의 꿈


막내의 중학교 진학, 그리고 새로운 시작

막내가 중학생이 되면서 갑자기 늘어난 나만의 시간.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중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봉사활동을 해보자!' 평소 배우는 것을 좋아했던 나는 이왕이면 직업처럼 전문적으로 접근해 보자는 마음으로 스마트폰 교육을 선택했다. 어르신들께 1대 1로 스마트폰 사용법을 가르치는 봉사, 생각만 해도 의미 있어 보였다.


8번의 교육, 그리고 첫 봉사 현장

스마트폰 사용법을 총 8번에 걸쳐 배우고 나니, 드디어 노인정으로 첫 봉사를 나가는 날이 왔다.

설레는 마음으로 도착한 그곳에서 만난 어르신은... 정말 신기했다.

마치 운명처럼 나와 같이 배움에 대한 의지가 강한 분이셨던 것이다!

새로운 기능을 하나씩 알려드릴 때마다 반짝이는 그 눈빛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스마트폰 사용법을 배우시면서 보이시던 그 빛나는 표정들이 내게는 최고의 보상이었다.

때로는 스마트폰 선생님이 되고, 때로는 말벗이 되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이렇게 보람차고 매력적일 줄이야.


2년 후, 예상치 못한 스카우트 제안

2년 동안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던 어느 날, 복지관에서 깜짝 놀랄 제안을 했다. "이번엔 강사가 되어서 스마트폰 양성 교육을 해보시겠어요?"

세상에! 2년 전 학생이었던 내가 2년 후 강사로 변신하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면접도 없이 바로 스카우트이라니!

아마도 그동안 봉사하면서 어르신들을 가르치는 내 모습을 지켜보신 복지사님이 계셨기 때문이겠지.

나름 '보증수표 강사'가 된 기분이었다.


첫 계약서, 그리고 설렘

스마트폰 강사 계약서를 작성하던 날, 시간당 5만 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복지관이라 다른 곳에 비해 넉넉하지는 않지만, 2시간 강의면 10만 원... 아니 강사 임금 규약에 따라 두 번째 시간부터는 절반이 된다고 하셔서 총 7만 원이었다.

하지만 2년 동안 한 푼도 받지 않고 봉사했던 것을 생각하면 7만 원도 어디야!


나의 첫 수강생 10명과의 만남

드디어 내 첫 수강생 10분을 맞이하는 날!

PPT도 정말 열심히 만들고, 가진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이렇게 큰 복지관에서 강사로 일하게 되다니, 강사 휴게실도 사용할 수 있다니!

모든 것이 신기하고 감사했다.

어르신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스마트폰을 배워서 다른 분들을 가르칠 수 있는 열정적인 수강생들이셨기에, 그 속에는 탁구 감독관도 계시고, 은퇴하신 선생님도 계시고, 컴퓨터 강사분도 계셨다. 그분들의 깊이를 다 헤아릴 수 없었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만큼은 확실했다.


작년의 소중한 추억들

작년 상반기와 하반기, 강사로서 정말 즐겁게 일했던 추억들이 떠오른다.

매 수업이 새로웠고, 어르신들과 함께 성장해 가는 느낌이 정말 좋았다.

요즘도 가끔 예전 수강생이었던 분과 다른 곳에서 만날 때가 있다.

이번엔 같은 수강생 입장에서 다른 수업에서 마주치면 "어머, 선생님!" 하며 반가워하시는 그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된 여정

봉사로 시작해서 직업으로 이어진 이 순수한 강사의 길.

돈이 목적이 아니라 진정한 도움이 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어르신들의 빛나는 눈빛을 보며 나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지금도 그때의 첫 마음을 잊지 않으려 한다.

배움의 기쁨을 나누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아름다운 만남들.

이것이 바로 내가 찾은 인생의 새로운 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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