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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가 외설인가

"쿠르베 세상의 기원 " 아시는 분만 읽으세요

“여성의 성기를 그리는 것은 예술이고 보여주는 것은 왜 외설이냐”




쿠르베 선생, 제가 선배님을 이겼습니다

쿠르베의 이력서:

1866년, 여성 성기 그림


150년간 비밀금고 보관


현재 오르세 미술관 VIP석 전시 중


관람객: "오 마이 갓" 하며 조용히 감상


논란도: ★★★★☆


나의 이력서:

2025년, 브런치에 결혼생활 실사판 공개


남편욕 + 시댁 단톡방 원본 + 가족관계 올인원 패키지


관람객(구독자): 새로고침 중


아들 반응: "ㅋㅋㅋ 엄마 재밌어, 이혼은 하지 마 심심해"


논란도: ★★★★★ (만점 달성)


1. 쿠르베는 모델을 고용했고, 나는 나를 모델로 썼다

쿠르베: "자, 이렇게 누워보세요. 네, 좋아요. 완벽해요!" 모델: (돈 받고 포즈 취함) 결과물: 아름다운 유화

나: "오늘 결혼기념일에 이혼하자고 소리 질렀어요!" 나: (돈 안 받고 브런치에 직접 타이핑) 결과물: 내 인생 다큐멘터리 in real-time

쿠르베 패배 사유: 150년 후 공개, 안전빵. 나는 실시간 생방송.


2. 그녀는 5분 퍼포먼스, 나는 시즌제 드라마

예술가: 미술관에서 앉아서 성기 공개 → 5분 만에 종료 → 박수받고 퇴장

나: 브런치에서 매일 업데이트 → 시즌1: 남편욕 편, 시즌2: 시댁단톡방편, 시즌3: 자녀반응 편

아들: "엄마 이혼하면 심심해"


딸: "엄마 그거 찐따 같아" (냉정 비판)


그녀 패배 사유: 일회성 퍼포먼스. 나는 넷플릭스급 시리즈.


3. "비키니 차림으로 중요한 건 가려라"는 말의 함정

예전에 들었던 글쓰기 강의를 떠올렸다.



선생님이 말했었다.



"글을 쓸 땐 비키니 차림처럼 쓰세요.

중요한 건 가리되, 매력은 보여주는 거예요. 독자들은 상상할 공간이 필요해요."



자신의 브런치를 다시 읽어봤다.


가린 게 하나도 없었다.

비키니가 아니라 황제의 신의를 입은 것이었다. 아무것도 입지 않았는데 혼자만 입었다고 생각한.

"난... 미쳤구나."


4. 그래서 이게 예술이냐 외설이냐?

예술일 가능성:

150년 후 누군가 학위논문 쓸 수도: "2025년 한국 여성의 디지털 고백 문학 연구 - 브런치 플랫폼을 중심으로"


미래의 페미니스트들이 인용할 수도: "당시 한 여성은 시댁 단톡방 원본을 공개하는 용기를..."


외설일 가능성:

남편이 보면: "우리 사생활을!!!!!"


시댁이 보면: "아이고 며느리가!!!!!"


친구들이 보면: "너 진짜 괜찮아...?


5. 쿠르베에게 보내는 승전보

쿠르베 선배님께,

선배님은 여성의 '몸의 기원'을 그렸지만, 저는 여성의 '분노의 기원'을 썼습니다.

선배님은 캔버스에 그렸지만, 저는 온 국민이 볼 수 있는 브런치에 올렸습니다.

선배님 작품은 150년 숨겨졌지만, 제 작품은 발행 0.1초 만에 전 세계 공개됩니다.

선배님은 익명의 모델을 썼지만, 저는 실명의 나를 썼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겼습니다!

...라고 쓰고 보니,

이게 승리인지 자폭인지 모르겠습니다.



쿠르베는 그림으로 돈을 벌었지만, 나는 상처로 구독자를 얻고 있습니다.

그게 공정한 거래인지


P.S. 쿠르베는 죽은 후에 유명해졌고, 나는 살아서 유명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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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보라 드로베르티스(Deborah De Robertis)라는 벨기에 행위예술가가 파리 오르세미술관에 전시된 <세상의 기원> 작품 앞에서 자신의 성기를 보여주는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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