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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 생존기

대중교통

미술관보다 긴 M버스 대기열

"문화생활? 아니, 교통생활입니다"

- 출발의 설렘

"오늘은 혼자서도 어색하지 않은 미술관 가는 날!"
황금연휴, 집에서 밥만 하다 끝날 순 없지.

전부터 찜해뒀던 그곳으로 고고씽!

조기예매? 다자녀 할인? 우수봉사자 할인?

그런 거 없다.

오늘은 액면가 내는 부자다. (인생 처음으로 할인 없이 미술관 입장권 끊어봄)

PM 3:00 - 귀가의 시작(이라고 쓰고 지옥의 시작이라 읽는다)

"명동입구역, 남은 시간 40분... 여유롭네?"

시간 많으니까 명동 구경이나 할까~ 했던 게 실수였다.
명동은 활기를 되찾았다기보다 **폭발**했다.
버스 정류장 앞 줄은 몇 배로 늘어나 있었고,
M버스 앱 화면엔 냉정한 세 글자: **잔여석 0**

"에이, 다음 거 타지 뭐~"
→ 다음 버스도 잔여석 0 (그냥 지나감)
→ 그다음 버스도... (지나감)
→...? (계속 지나감)

PM 4:00 - 1시간째 줄 서기

주변 사람들은 바쁘게 앱만 쳐다본다.
눈치 빠른 자들은 이미 대열에서 이탈,
지하철로, 택시로, 어디론가 사라진다.

나는? 아직도 17분 남았다는 희망고문에 빠져
앞에서 8번째 자리를 사수 중.

"과연 탈 수 있을까?"
"역세권에서 살고 싶다..."
"가깝고도 먼 서울..."

PM 5:00 - 명동 탈출 작전

또 잔여석 0.
결단을 내렸다. 여기선 안 되겠어.
서울시청으로 긴급 이동!

그런데...
명동에서 고생하던 팀이 여기도 합류했다.
줄은 더 길어졌다.
또 눈치 빠른 이들은 이탈한다.

나는? 계속 버틴다. (이미 너무 많이 왔어...)

PM 6:00 - 드디어 승차 성공

시청에서 드디어 M버스 탑승!
버스가 서울역을 지나가는데...
좌석현황을 보니 잔여석 0

"아, 명동에 있는 사람들..."
2시간 전의 나처럼 아무도 못 타는 무한 반복의 굴레.
역순행으로 뒤로 돌아가서 다시 타야 하는 경기도 생활.

결론

미술관에서 보낸 시간: 2시간
M버스 기다린 시간: 3시간+
문화생활의 집중지 서울
하지만 경기도민에겐 교통지옥

"연휴 때 멋지게 미술관 투어하며 여유로운 삶을 추구했으나,
첫날부터 교통지옥 맛본 날


멀리 고향 가시눈분들

대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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